희대의 요부인가, 비운의 여인인가, 장희빈의 등장

희대의 요부인가, 비운의 여인인가, 장희빈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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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00자)

조선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삶을 살았던 여인, 장희빈! 천한 무수리에서 왕비의 자리까지 오른 그녀는 과연 나라를 어지럽힌 요부였을까, 아니면 시대의 희생양이었을까? 3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은 그녀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숙종 8년, 창덕궁에 한 무수리가 들어옵니다. 그녀의 이름은 장옥정, 훗날 장희빈이라 불리게 될 여인이었죠. 미모와 재주를 겸비한 그녀는 어떻게 왕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조선 왕실을 뒤흔든 최대 스캔들의 서막이 오늘 열립니다. 역사 속 진실과 허구가 뒤섞인 장희빈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무수리 장옥정, 창덕궁에 들어오다 (1682년)

숙종 8년, 서기 1682년 봄. 창덕궁 후원에는 벚꽃이 만개했습니다. 조선 제19대 임금 숙종이 즉위한 지 8년째 되는 해였죠. 이때 숙종의 나이는 스물여덟. 혈기왕성한 젊은 임금이었습니다.
이날 창덕궁 큰문을 통과해 들어오는 한 무리의 여인들이 있었습니다. 새로 뽑힌 궁녀들이었죠. 그 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키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몸매가 단정했고, 무엇보다 그 얼굴이 빼어나게 아름다웠습니다.
"저기 맨 뒤에 서 있는 처자, 어느 집 딸이냐?"
"들으니 역관 장형의 딸이라 하더이다. 이름은 장옥정이라 하고요."
"역관의 딸이라고? 그럼 중인 계급이구나."
궁녀들 사이에서 속삭임이 일었습니다. 장옥정, 이 이름이 훗날 조선 왕실을 뒤흔들 거대한 파란의 시작이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습니다.
장옥정의 아버지 장형은 역관이었습니다. 역관이란 중국어를 번역하는 일을 하는 관리로, 양반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평민도 아닌 중간 계층인 중인에 속했죠. 당시 조선 사회에서 중인은 미묘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양반만큼 높지도 않고, 평민만큼 낮지도 않은 애매한 신분이었어요.
"옥정아, 궁에 들어가면 모든 것을 조심하거라. 특히 입조심을 해야 한다. 궁은 무서운 곳이야."
어머니의 당부가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하지만 열여덟 살의 장옥정에게 궁궐은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의 대상이었습니다.

"새로 들어온 궁녀들, 이리로 모이거라!"
상궁의 호령이 떨어졌습니다. 장옥정은 다른 궁녀들과 함께 줄을 서서 궁중 예절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걸음걸이부터 말하는 법, 절하는 법까지 모든 것이 엄격했습니다.
"무수리는 궁궐에서 가장 낮은 신분이다. 너희들은 빨래하고 청소하는 것이 주된 임무야. 함부로 높은 분들을 쳐다보지도 말고, 말을 건네지도 말아라."
하지만 장옥정은 남달랐습니다. 다른 무수리들이 힘들어하는 일도 척척 해냈고, 무엇보다 글을 읽을 줄 알았습니다. 당시에 여자가 글을 아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죠.
"옥정이 너, 정말 글을 읽을 줄 아느냐?"
"예, 상궁마마.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럼 중국 글씨도 아느냐?"
"조금은 압니다."
상궁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글을 아는 무수리라니, 이는 매우 유용한 인재였습니다.
며칠 후, 장옥정은 다른 무수리들과는 다른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왕실 도서관인 규장각 근처에서 일하게 된 것이죠. 책을 정리하고 먼지를 털고, 가끔은 글씨를 베껴 쓰는 일도 했습니다.
"이 처자, 글씨도 제법 잘 쓰는구나."
어느 날, 장옥정이 글을 베껴 쓰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말을 걸었습니다. 깜짝 놀라 뒤돌아본 장옥정의 눈에 비친 것은... 비단옷을 입은 젊은 남자였습니다. 궁궐에서 비단옷을 입는다는 것은 단 한 가지를 의미했습니다.

※ 숙종과의 첫 만남, 운명적 조우

장옥정은 황급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궁녀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바로 이것이었죠. 왕을 만나면 절대 얼굴을 들어다보면 안 된다는 것.
"소녀가 주상전하를 뵙사옵니다."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설마 첫날부터 임금을 마주치게 될 줄이야. 다른 무수리들은 평생 임금의 얼굴을 한 번 보기도 어렵다고 했는데...
"고개를 들어 보거라."
숙종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부드러웠습니다. 하지만 장옥정은 감히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주상전하, 무수리 따위가 어찌 감히..."
"괜찮다. 고개를 들어 보라고 하지 않았느냐?"
어쩔 수 없이 장옥정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습니다.
숙종은 순간 말을 잃었습니다. 궁궐에는 수많은 미인들이 있었지만, 이 여인에게서는 뭔가 다른 것이 느껴졌습니다.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었어요.
"이름이 무엇이냐?"
"장... 장옥정이라 하옵니다."
"장옥정... 옥구슬 정자를 쓰는구나. 이름값을 하는 얼굴이로다."
장옥정의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임금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다니,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건가요?
"글을 쓰고 있었구나. 무엇을 베껴 쓰는 것이냐?"
"『소학』을 베껴 쓰고 있었사옵니다."
"소학을? 여자가 소학을 읽다니 신기하구나. 그럼 뜻도 아느냐?"
"조금은... 아옵니다."
숙종은 흥미로워했습니다. 당시 여성들은 대부분 글을 모르는 것이 일반적이었거든요. 더군다나 무수리 신분에서 한문 경전을 읽는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럼 이 구절을 읽어보거라."
숙종이 책의 한 부분을 가리켰습니다. 장옥정은 떨리는 목소리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와 화목하며, 벗과 신의를 지키고..."
"잘 읽는구나. 뜻도 제대로 알고 있고."
"과찬이십니다, 주상전하."
이때 갑자기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내시 하나가 급하게 달려왔습니다.
"전하, 대비마마께서 부르고 계시옵니다."
"그래, 알겠다."
숙종은 장옥정을 한 번 더 바라보고는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장옥정의 가슴은 두근거렸습니다.

"옥정아! 너 지금 뭘 한 거야?"
나중에 이 일을 알게 된 동료 무수리가 놀라며 말했습니다.
"임금님께서 말씀을 걸어오셨는데 어떻게 해야 했겠어?"
"그래도... 무수리가 임금님과 대화를 나누다니. 이상한 소문이 돌면 어떻게 하려고?"
장옥정도 그것이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는 없었죠.
며칠 후, 또 다른 일이 벌어졌습니다. 장옥정이 정원을 청소하고 있는데, 숙종이 산책을 나왔습니다. 멀리서 장옥정을 본 숙종은 슬며시 다가왔습니다.
"장옥정이구나."
"주상전하, 안녕하시옵니까?"
"요즘 무엇을 읽고 있느냐?"
"『여사서』를 읽고 있사옵니다."
"여사서라... 여인의 덕목에 관한 책이지. 어떤 구절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
장옥정은 잠시 생각하더니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여자는 부드러움과 순종이 덕이라' 하였사옵니다만, 소녀는 가끔 의문이 듭니다."
"오? 어떤 의문이냐?"
"여자도 자신의 뜻을 가질 수 있지 않겠사옵니까? 물론 감히 남자와 견줄 수는 없겠지만요."
숙종은 깜짝 놀랐습니다. 보통 여인들이라면 "그렇다"고 대답하거나 아예 말을 하지 않았을 텐데, 이 여인은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생각이구나. 그럼 너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느냐?"
"소녀는... 비록 미천한 신분이지만 언젠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사옵니다."
그 순간 숙종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움튼 것 같았습니다. 이 여인에게는 다른 궁녀들에게서 찾을 수 없는 특별함이 있었습니다.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지혜도 있고, 무엇보다 당당함이 있었어요.
하지만 숙종도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이미 인현왕후라는 정비가 있었거든요. 더군다나 장옥정은 중인 출신의 무수리였습니다. 신분의 차이가 너무 컸죠.
"주상전하, 소녀가 너무 대담한 말씀을 드린 것은 아니옵니까?"
"아니다. 솔직한 마음을 말하는 것이 어찌 잘못이겠느냐?"
숙종은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자리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발걸음이 더 무거웠습니다. 마음속에서 뭔가 복잡한 감정이 일고 있었거든요.
장옥정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임금과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하지만 숙종과 대화를 나눌 때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설렜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조심스럽고 은밀한 것이었지만, 이것이 훗날 조선 왕실을 뒤흔들 거대한 파란의 시작이 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 인현왕후의 경계와 궁중의 시선

인현왕후 민씨는 창덕궁 대조전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스물여섯의 나이, 왕비가 된 지 벌써 6년이 흘렀지만 아직 왕자를 낳지 못한 것이 그녀의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마마, 요즘 주상전하께서 규장각 근처를 자주 거니신다고 하옵니다."
상궁 박씨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규장각 근처를? 무슨 일로?"
"그게... 새로 들어온 무수리 중에 글을 아는 처자가 있다고 하는데, 그 처자와 이야기를 나누신다고 하옵니다."
인현왕후의 찻잔을 든 손이 미세하게 떨렸습니다. 왕이 궁녀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무수리가 누구냐?"
"장옥정이라 하는 처자로, 역관 장형의 딸이라 하옵니다."
"중인 출신이구나..."
인현왕후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왕실에서는 종종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왕이 새로운 여인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 말이죠. 하지만 그때마다 왕비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습니다.
한편, 궁궐 곳곳에서는 이미 소문이 돌고 있었습니다.
"들었어? 새로 온 무수리가 임금님의 총애를 받는다던데?"
"어머, 정말? 어떻게 생긴 처자야?"
"아주 미인이라더군. 그런데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글도 잘 안다고 해."
"글을 안다고? 여자가?"
궁녀들 사이에서 장옥정에 대한 이야기는 금세 퍼져나갔습니다. 어떤 이들은 질투심에, 또 어떤 이들은 호기심에 그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날 저녁, 장옥정은 자신의 처소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촛불 아래서 한자 하나하나를 따라 읽는 그녀의 모습은 다른 무수리들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옥정아."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깜짝 놀라 돌아본 장옥정은 내관 김춘택을 보았습니다.
"주상전하께서 부르신다."
"지금 이 시간에요?"
"그렇다. 어서 따라오너라."
장옥정의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밤에 부른다는 것은... 설마 그런 뜻일까요?
내관을 따라 복잡한 궁궐 길을 걸어가던 장옥정은 드디어 숙종의 처소 앞에 도착했습니다. 희정당이었습니다.
"들어가거라."
문이 열리자 은은한 향기가 풍겨왔습니다. 침실에는 부드러운 비단 이불이 깔려 있었고, 숙종이 홀로 앉아 있었습니다.
"옥정이 왔구나. 이리 가까이 오너라."
장옥정은 조심스럽게 다가갔습니다. 가까이서 본 숙종의 얼굴에는 평소와 다른 뜨거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무서워하지 마라. 그저 네가 보고 싶어서 불렀을 뿐이다."
"주상전하..."
"이리 앉아보거라."
숙종이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켰습니다. 장옥정은 온몸이 떨렸지만 거역할 수 없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앉은 그녀의 어깨에 숙종의 손이 살며시 닿았습니다.
"네 피부가 이렇게 부드러울 줄은 몰랐구나."
숙종의 손이 장옥정의 목덜미를 쓰다듬었습니다. 장옥정은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상전하, 소녀가 감히..."
"걱정하지 마라. 나는 네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숙종의 목소리는 거칠어졌습니다. 그의 손이 장옥정의 치마 끝을 살짝 들어올렸습니다.
"옥정아, 네 마음은 어떠하냐?"
장옥정은 답할 수 없었습니다. 두렵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상한 설렘도 느끼고 있었거든요.

※ 장옥정의 승은을 받다 - 후궁의 길로

그날 밤, 장옥정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습니다. 숙종의 품에 안겨 처음으로 남자를 알게 된 것이죠.
"아파하지 마라. 처음이니까 당연한 것이다."
숙종은 장옥정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말했습니다. 그녀의 하얀 살결이 촛불에 비춰 더욱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주상전하..."
장옥정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습니다. 아픔과 함께 느껴지는 이상한 쾌감에 그녀는 혼란스러웠습니다.
"이제 너는 내 여인이다. 알겠느냐?"
숙종의 거친 숨소리가 장옥정의 귓가에 닿았습니다. 그의 손이 그녀의 몸 곳곳을 탐색했고, 장옥정은 몸을 떨며 그 감촉에 몸을 맡겼습니다.
첫날밤이 지나고, 장옥정의 신분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무수리에서 승은상궁으로 격상된 것이죠.
"축하한다, 승은상궁."
다른 상궁들이 인사를 올렸지만, 그 시선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질투, 부러움, 그리고 약간의 경계심까지.
장옥정은 이제 별도의 처소를 갖게 되었습니다. 비록 크지는 않았지만, 무수리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대우였습니다.
"옥정아, 이제 네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어느 날 저녁, 숙종이 장옥정을 부르더니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무엇이든 말씀하소서, 주상전하."
"아들을 낳아 달라."
숙종의 눈빛이 간절했습니다. 인현왕후와 결혼한 지 6년이 되었지만 아직 아들이 없었거든요. 조선의 왕에게 아들이 없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소녀가... 왕자를 낳을 수 있을까요?"
"너라면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네게서 특별한 기운을 느낀다."
그날 밤도 숙종과 장옥정은 뜨거운 밤을 보냈습니다. 이번에는 장옥정도 조금 더 적극적이었습니다. 숙종의 체온을 느끼며 그의 목을 감싸 안았고, 그의 거친 손길에 몸을 맡겼습니다.
"옥정아, 네 몸이 이렇게 달콤할 줄이야..."
숙종은 장옥정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습니다.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가 그를 더욱 흥분시켰습니다.
"주상전하..."
장옥정은 이제 어느 정도 그 감정에 익숙해졌습니다. 처음의 아픔은 사라지고, 대신 묘한 쾌감이 온몸을 감쌌습니다.
몇 달 후, 드디어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축하드리옵니다, 상궁마마. 태기가 있으신 것 같사옵니다."
어의의 진맥을 받은 후 들은 소식이었습니다. 장옥정은 임신을 한 것이었죠.
"정말... 정말입니까?"
장옥정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기쁨과 두려움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만약 아들을 낳는다면 그녀의 지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딸을 낳는다면...
"주상전하께 아뢰어라!"
금세 궁궐 전체에 소문이 퍼졌습니다. 승은상궁 장옥정이 임신했다는 소식이었죠.
숙종은 그 소식을 듣고 크게 기뻐했습니다.
"정말이냐? 옥정이가 아이를 가졌다고?"
"그러하옵니다, 전하."
"좋다! 아주 좋아! 옥정이를 특별히 보살피도록 하라."
하지만 인현왕후의 심정은 전혀 달랐습니다.
"또 다른 여인이 아이를 가졌다고 하옵니까?"
인현왕후는 찻잔을 든 손을 꽉 쥐었습니다. 자신은 6년 동안 아이를 낳지 못했는데, 새로 들어온 여인이 벌써 임신을 했다니...
"마마,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상심하지 말라고? 내가 왕비인데 아이는 후궁이 먼저 가진다니..."
인현왕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왕비로서의 자존심도 상했지만, 한 여인으로서의 마음도 아팠습니다.
한편 장옥정은 자신의 처소에서 배를 쓰다듬고 있었습니다.
"네가 정말 왕자일까? 만약 왕자라면..."
그녀의 눈빛에는 야망이 서려 있었습니다. 단순히 왕의 총애를 받는 것을 넘어서, 진짜 권력을 갖고 싶었거든요.
"옥정아."
그때 숙종이 들어왔습니다.
"주상전하, 안녕하시옵니까?"
"배는 괜찮으냐? 아픈 곳은 없고?"
숙종은 장옥정의 배에 손을 대며 걱정스럽게 물었습니다.
"괜찮사옵니다. 아이도 건강한 것 같고요."
"그래, 다행이다. 옥정아, 만약 아들을 낳으면 너를 빈으로 책봉하겠다."
"정말이옵니까?"
빈이 된다는 것은 단순한 상궁과는 차원이 다른 지위였습니다. 정식 후궁이 되는 것이죠.
"그렇다. 네가 왕자를 낳아준다면 그 정도는 당연한 일이다."
장옥정의 가슴이 뛰었습니다. 무수리에서 상궁이 되고, 이제 빈이 될 수도 있다니... 꿈만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장옥정의 배 속 아이를 생각해서 평소보다 부드럽게, 그러나 여전히 뜨겁게.
"옥정아, 네가 내 곁에 있어서 참 다행이다."
숙종은 장옥정을 품에 안고 속삭였습니다. 그녀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그는 만족감에 젖어 있었습니다.
장옥정 역시 행복했습니다. 비록 시작은 무수리였지만, 이제는 왕의 아이를 품고 있는 몸이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는 더 큰 야망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만약 아들을 낳는다면... 그때는 정말로...'
장옥정은 배를 쓰다듬으며 미래를 꿈꾸었습니다. 아직 그녀는 몰랐습니다. 이 아이가 훗날 조선 왕실에 얼마나 큰 파란을 몰고 올지를...

※ 첫 번째 아들 윤을 낳다 (훗날 경종)

숙종 14년, 1688년 10월. 장옥정의 산달이 되었습니다. 온 궁궐이 긴장감에 휩싸였죠. 특히 숙종은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애를 태웠습니다.
"전하, 아직 소식이 없사옵니다."
내관이 몇 번째 보고를 올렸습니다. 숙종은 희정당을 어슬렁거리며 계속 장옥정의 처소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아들이겠지? 분명히 아들일 것이다."
그때였습니다. 멀리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숙종의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전하! 왕자를 낳으셨사옵니다!"
상궁이 달려와 무릎을 꿇고 외쳤습니다. 숙종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정말이냐? 아들이라고?"
"그러하옵니다! 건강한 왕자 마마를 낳으셨사옵니다!"
숙종은 즉시 장옥정의 처소로 달려갔습니다. 해산을 마친 장옥정은 창백했지만 눈빛만은 승리감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옥정아, 고생했다. 정말 고생 많았어."
숙종은 장옥정의 손을 꽉 잡았습니다. 그녀의 손은 차갑고 떨리고 있었습니다.
"주상전하... 정말 아들인가요?"
"그렇다. 건강한 왕자다. 네가 해냈구나."
장옥정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기쁨과 안도감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며칠 후, 장옥정은 약속대로 희빈으로 책봉되었습니다. 무수리에서 희빈까지, 그야말로 신데렐라 스토리였죠.
"이제부터 희빈 장씨라 불리겠구나."
숙종은 장옥정, 아니 이제는 장희빈을 끌어안았습니다. 출산 후 몸이 회복된 그녀는 전보다 더욱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모성의 빛이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죠.
"주상전하, 소첩이 감히 이런 높은 자리에..."
"네가 왕자를 낳아줬는데 당연한 일이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오랜만에 뜨거운 밤을 보냈습니다. 출산 후 처음이었기에 숙종은 더욱 조심스럽게 장희빈을 대했습니다.
"몸은 괜찮으냐? 아직 무리하면 안 된다."
"괜찮사옵니다. 오히려... 주상전하가 그리웠습니다."
장희빈은 숙종의 목에 팔을 감았습니다. 출산을 경험한 여인의 몸은 전과는 다른 깊은 관능미를 풍겼습니다.
"희빈아..."
숙종은 그녀의 가슴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습니다. 모유가 나오는 그녀의 가슴은 전보다 더욱 풍만해져 있었고, 그 부드러운 감촉에 숙종은 도취되었습니다.
"주상전하... 아기가 깰까요?"
"괜찮다. 유모가 돌보고 있으니까."
두 사람의 사랑은 전보다 더욱 깊어졌습니다. 이제 그들에게는 공통의 혈육이 있었으니까요.
한편 인현왕후는 깊은 절망에 빠져 있었습니다.
"또 다른 여인이 왕자를 낳았다니..."
그녀는 밤마다 울었습니다. 왕비인 자신은 아직도 아이가 없는데, 후궁이 먼저 왕자를 낳다니...
"마마,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마마께서도 분명 아이를 가지실 것입니다."
"언제? 언제 내가 아이를 가질 수 있을까?"
인현왕후의 목소리는 절망적이었습니다.

※ 희빈으로 책봉되며 권력의 중심으로

희빈이 된 장희빈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제 그녀에게는 전용 처소와 수많은 궁녀들, 그리고 무엇보다 왕자의 어머니라는 막강한 지위가 있었습니다.
"희빈마마, 오늘 어떤 옷을 입으시겠습니까?"
궁녀들이 화려한 옷들을 들고 와서 물었습니다. 예전 무수리 시절과는 천지차이였죠.
"자주색 치마에 금실로 수놓은 저고리로 하겠다."
장희빈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이제 그녀는 단순한 후궁이 아니라 왕자의 어머니였으니까요.
그날 오후, 숙종이 장희빈의 처소를 찾았습니다. 요즘 그는 거의 매일 그녀를 찾았습니다.
"윤이는 어떠하냐?"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사옵니다. 주상전하를 닮아 총명해 보이고요."
"그래? 내가 한번 보자."
숙종은 아기 윤을 들여다보며 흐뭇해했습니다. 자신의 첫 아들이었으니까요.
"희빈아, 네게 부탁이 있다."
"무엇이든 말씀하소서."
"윤이를 잘 키워달라. 이 아이가 훗날 이 나라를 이끌어갈 인물이 될 것이다."
장희빈의 눈빛이 번뜩였습니다. 숙종의 말은 윤을 세자로 삼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들렸거든요.
"소첩이 목숨을 걸고 잘 키우겠사옵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또다시 격정적인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장희빈에게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숙종의 가장 사랑받는 여인이라는 확신 말이죠.
"주상전하, 소첩이 이렇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을까요?"
장희빈은 숙종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겸손함보다는 오히려 자신감이 묻어났습니다.
"당연하다. 네가 내게 가장 소중한 선물을 줬잖느냐."
숙종은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답했습니다. 장희빈의 부드러운 피부를 만지며 그는 다시 한번 욕망을 느꼈습니다.
"희빈아, 너는 정말 특별한 여인이야."
"어떤 면에서 특별한가요?"
"아름답기도 하고, 똑똑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를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어주잖느냐."
숙종의 손이 장희빈의 몸을 탐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출산을 경험한 그녀의 몸은 전과는 다른 깊은 매력을 발산했습니다.
"주상전하..."
장희빈도 더 이상 수줍어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녀에게는 자신이 왕의 총애를 받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장희빈의 급속한 권력 상승은 궁궐에 미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희빈의 세력이 너무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신하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서인 세력들은 중인 출신인 장희빈의 권력 상승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죠.
"왕자를 낳았다고 해서 너무 설치는 것 아니냐?"
"그것도 중인 출신 주제에..."
하지만 장희빈은 이런 시선들을 오히려 즐기는 듯했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는지 실감하고 있었거든요.
"소첩은 오직 주상전하와 왕자마마만을 위해 살겠사옵니다."
그녀는 겉으로는 겸손한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더 큰 야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정말로...'
장희빈은 인현왕후를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그녀가 왕비이지만, 만약 자신이 더 많은 아들을 낳는다면? 만약 윤이 세자가 된다면?
그날 밤, 장희빈은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무수리였던 자신이 이제는 희빈이 되었고, 왕자의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야."
그녀의 눈빛에는 무서운 야망이 서려 있었습니다. 단순히 총애받는 후궁으로 만족할 생각이 전혀 없었거든요.
며칠 후, 또 다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희빈마마, 또 태기가 있으신 것 같사옵니다."
두 번째 임신이었습니다. 장희빈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자신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었으니까요.
이렇게 장희빈은 조선 왕실의 권력 중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그녀가 벌일 일들은 조선 역사상 전례 없는 파란이 될 것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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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리에서 시작해 희빈까지 오른 장희빈, 그녀의 놀라운 상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왕자를 낳으며 권력의 중심에 선 그녀는 이제 더 큰 야망을 품기 시작했죠. 과연 장희빈은 어떻게 인현왕후를 내쫓고 스스로 왕비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요?
다음 편에서는 조선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 중 하나인 '기사환국'이 펼쳐집니다. 남인과 서인의 치열한 당쟁 속에서 장희빈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인현왕후는 어떻게 궁궐에서 쫓겨나게 되었는지 그 충격적인 진실을 파헤쳐보겠습니다.
'기사환국: 인현왕후를 내쫓고 왕비가 된 장희빈' 다음 주에 만나요! 구독과 좋아요, 알림설정 잊지 마시고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도 들려주세요. 장희빈에 대한 여러분의 평가는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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