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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본 아이의 예언

황금 인생 2024. 12. 3. 17:21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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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씬 1: 아이의 침묵이 깨지다

    해 질 녘, 붉게 물든 하늘이 시골 마을의 지붕을 감싸고 있었다. 마을은 평온했다.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이웃끼리 나누는 이야기들이 바람결에 섞여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소란 속에서도 언제나 조용히 그 자리에 머무는 아이가 있었다. 8살 소녀, 하늬였다. 그녀는 마을 어귀에 있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곤 했다. 마치 세상의 시끄러움을 피해 그늘 속에 숨은 듯했다.

    하늬는 이 마을에서 '조용한 아이'로 불렸다. 말을 거의 하지 않고, 늘 혼자 있기를 좋아했다. 그녀는 또래 아이들과 달리 뛰놀거나 웃음을 터뜨리는 법이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녀를 걱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저 하늬가 그런 아이려니 하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녀의 깊은 눈빛을 마주칠 때면, 왠지 모르게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곤 했다.

    그날도 하늬는 어김없이 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손으로 나무뿌리를 쓰다듬으며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는 듯했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덕수 아저씨가 하늬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그는 나무에 기대며 말을 걸었다.

    "하늬야, 여기서 뭐 하고 있니?"
    늘 그랬듯 대답 없는 침묵이 이어질 거라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하늬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깊고 맑았다. 덕수는 그 눈길을 받으며 순간적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하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저씨는 내일 집으로 돌아갈 거예요."

    그 말은 갑작스러웠다. 덕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웃어넘겼다.
    "무슨 소리야? 난 내일도 시장에 가야 해. 집에 있을 시간도 없는데."
    하지만 하늬는 더는 말하지 않고, 다시 땅을 바라보았다. 덕수는 하늬의 이상한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발걸음을 돌렸다.

    그날 밤, 덕수는 친구와 막걸리를 나누며 하늬의 말을 떠올렸다.
    "내일 집으로 돌아간다고? 그게 대체 무슨 뜻이야?"
    친구는 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 조용한 아이가 웬일로 그런 말을 다 해? 그냥 아이들 장난 아니겠어?"
    덕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허탈하게 웃어넘겼다. "그렇겠지. 뭘 대단한 의미로 받아들이겠어."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덕수가 시장에 나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오랜만에 연락이 끊겼던 막내 동생이 집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그는 놀란 마음에 급히 장을 보는 계획을 취소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동생과의 재회는 덕수에게 뜻깊은 순간이었다. 그는 동생의 얼굴을 바라보며 하늬가 했던 말이 떠올라 마음 한구석이 싸늘해졌다.

    마을 사람들도 이 소식을 들었다. 하늬의 예언 같은 말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을 알게 된 그들은 당혹스러워했다.
    "그 아이가 정말 어떻게 알았을까?"
    "설마, 우연이겠지."
    사람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했지만, 그 말들 속엔 묘한 두려움과 불신이 섞여 있었다.

    하늬는 여전히 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사람들이 흘낏거리는 시선을 느꼈지만 신경 쓰는 기색은 없었다. 그녀의 입술에는 어렴풋한 미소가 맴돌고 있었다.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씬 2: 작은 예언이 퍼지다

    마을은 조용했다. 덕수 아저씨의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하늬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라졌다. 단순히 조용하고 수수께끼 같은 아이로 여겨졌던 그녀가 이제는 무언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로 보였다. 그날 이후, 하늬가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어느 날 아침, 하늬는 마을 회관 앞에 앉아 있었다. 날씨는 화창했고, 지나가는 이웃들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하늬야, 오늘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하늬는 고개를 들어 잠시 그들을 바라보다가 다시 눈을 돌렸다. 대답 없는 침묵이 이어지자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제 갈 길을 갔다.

    하지만 그중 한 사람이 용기를 내 물었다. 시장에서 꽃집을 운영하다가 문을 닫은 은주 이모였다. 그녀는 한숨을 쉬며 하늬 옆에 앉았다.
    "하늬야, 내가 꽃집을 다시 열어야 할까? 손님이 없어서 문을 닫았는데, 다시 시작하면 잘될까?"

    하늬는 은주를 잠시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열어도 돼요. 내일 꽃집에 많은 사람들이 올 거예요."

    그 단순한 말에 은주는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많은 사람들이 온다고? 하, 그렇다면 좋겠지만, 요즘 사람들은 꽃을 잘 사지도 않는데..."
    그녀는 하늬의 말을 농담처럼 흘려들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그날 밤, 그녀는 이상하게도 마음이 설렜다. 혹시 정말로 하늬의 말이 맞다면, 꽃집을 다시 열어도 되지 않을까?

    다음 날 아침, 은주는 꽃집 문을 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씩 가게를 찾아왔다. 결혼식 꽃 장식을 주문하는 사람이 있었고, 누군가는 집에 두고 볼 꽃다발을 사러 왔다. 은주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하늬의 말이 현실이 되었다는 사실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사람들은 하늬를 찾아와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하늬를 둘러싸며 물었다.
    "하늬야, 내일 날씨는 어떨까?"
    "우리 집 강아지가 어디로 갔는지 알아?"

    하늬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아지는 내일 저녁에 돌아올 거예요."
    그리고 그 말은 또다시 이루어졌다. 강아지를 잃어버려 울상이었던 집 아이가, 하늬의 말대로 다음 날 저녁 강아지를 발견한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하늬의 말을 듣고 싶어 안달이 났다. 심지어 농사짓는 아저씨들은 비가 올 날짜를 묻고, 시장 상인들은 손님이 많은 날을 묻기도 했다. 하늬의 목소리는 점점 더 마을의 중심이 되어갔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조용히 지켜보던 사람들도 있었다. 마을의 어르신들과 일부 주민들은 하늬가 너무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아직 어린 아이인데, 이런 주목을 받는 게 과연 좋은 일일까?"
    "괜히 사람들 욕심에 이 아이가 이용당하는 건 아닐까?"
    우려 섞인 목소리도 조금씩 늘어갔다.

    그럼에도 하늬는 여전히 한결같았다. 마을 사람들이 묻는 질문에 조용히 대답할 뿐, 자신의 말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지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다. 그녀는 단순히 알고 있는 것을 말할 뿐이었다.

    그날 저녁, 하늬는 어김없이 마을 어귀의 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평온했지만,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는 듯했다. 마치 그녀의 마음은 이미 이 마을을 넘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씬 3: 예언이 불러온 갈등

    하늬의 예언은 마을 사람들 사이에 빠르게 퍼졌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그녀의 말이 자꾸 맞아떨어지자 사람들은 하늬를 신기한 존재로 여기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그녀를 "신의 아이"라 부르기도 했고, 어떤 이는 "우연일 뿐"이라며 흘려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하늬를 둘러싼 분위기가 변해갔다. 그녀의 말 한마디가 사람들의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날 아침, 시장에서 돌아오던 영수 아저씨가 하늬를 발견했다. 그는 웃으며 다가갔다.
    "하늬야, 내가 이번에 장사를 잘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망할까?"
    하늬는 그의 물음에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러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장사는 잘될 거예요. 하지만 오늘 저녁에 다툼이 생길 거예요."

    영수는 뜨악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다툼이라니? 누구랑?"
    하늬는 대답하지 않았다. 영수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어린아이가 뭘 안다고. 그냥 웃고 넘겨야지."

    그러나 그날 저녁, 영수는 가족과 크게 다투게 되었다. 그는 시장에서 물건 값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 문제가 생겼고, 가족들에게 화풀이를 하다가 서로 감정이 상해버린 것이다. 그는 술에 취해 마을 사람들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그 조그만 애가 뭐라고 예언이니 뭐니 떠드는 거야? 그 말을 듣고 괜히 신경 썼더니 일이 더 꼬였어!"

    영수의 말은 몇몇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하늬의 예언이 좋은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을 회관에 모인 몇몇 어르신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 어린아인데, 그 말이 자꾸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을 만들고 있지 않소?"
    "맞아. 잘못하면 하늬가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될지도 몰라."

    반면, 하늬의 말을 굳게 믿는 사람들도 있었다. 은주 이모는 하늬 덕분에 꽃집을 다시 열었고, 매일 장사가 잘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는 말했다.
    "하늬의 말을 믿지 않아서 생긴 일이지. 그 아이는 그냥 진실을 말하는 거잖아요."
    이야기는 점점 엇갈렸다.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들 사이의 갈등이 서서히 커져갔다.

    어느 날, 마을 주민 중 한 사람이 하늬에게 다가갔다. 그는 거칠게 말을 던졌다.
    "네가 다 안다고 생각하니? 네 말대로 했다가 잘못되면 어떻게 책임질 건데?"
    하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저씨가 저를 믿지 않아도 돼요. 하지만 오늘 밤 모퉁이에서 기다리세요."

    그 사람은 헛웃음을 치며 돌아섰다. 그러나 왠지 모를 찝찝함에 그날 밤 그녀가 말한 모퉁이로 나갔다. 그곳에서 그는 오래전에 잃어버린 동생을 우연히 마주쳤다. 두 사람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그 소식이 마을에 퍼지자, 다시 한 번 하늬를 둘러싼 말들이 달라졌다. 믿지 않았던 사람들도 이제 그녀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의 갈등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녀의 예언이 모든 사람에게 기쁨만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늬는 여전히 마을 어귀의 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갈등과 의심의 눈초리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녀는 단순히 알고 있는 것을 말할 뿐이었다. 그녀의 말은 사람들에게 선택과 행동의 기회를 주었을 뿐, 결과를 강요하지는 않았다.

     

    씬 4: 가장 큰 예언

    며칠간 마을은 잠잠했다. 하늬의 예언이 이뤄졌다는 이야기들이 이웃들 사이에서 오가며, 그녀의 말은 점차 사람들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었다. 하지만 예언을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갈등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런 가운데, 하늬가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날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늬는 늘 그렇듯 마을 어귀의 나무 아래 앉아 있었다. 나무는 빗물을 막아주었지만, 그녀의 작은 어깨는 이미 젖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비를 피해 각자의 집으로 들어가는 동안, 몇몇 주민들이 하늬를 찾아왔다.
    "하늬야, 너 또 무슨 일이 생길 거라고 느끼는 거니?"
    그들은 호기심 반, 불안 반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늬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큰 나무가 쓰러지면, 모두 떠나야 해요."

    그 말은 단호하고 분명했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큰 나무가 쓰러지다니, 이 나무 말인가?"
    하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무가 쓰러지면, 마을에 재앙이 올 거예요. 그때까지 준비하세요."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 동요했다. 나무가 쓰러질 정도의 일이란 단순한 비바람으로는 부족했다. 재앙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의 가슴에 불안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동시에 몇몇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기로 했다.

    "이 나무가 몇백 년은 된 나무인데, 쓰러질 리가 없잖아. 그저 아이의 상상일 뿐일 거야."
    "맞아. 아무리 그동안 예언이 맞았다지만, 이번엔 너무 과장이 심한 것 같아."
    몇몇 어르신들은 웃으며 집으로 돌아갔지만, 마음속에는 떨림이 남아 있었다. 그 말을 믿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며칠 뒤, 하늬의 예언이 더욱 긴박하게 들리게 만드는 일이 벌어졌다. 밤새 마을에 거센 폭우가 내렸고, 강물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평소에 잠잠하던 마을 앞의 개울이 넘쳐 흐르며, 흙탕물이 나무 뿌리를 집어삼킬 기세였다. 마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강둑을 지키려 했지만, 물살은 점점 더 거세졌다.

    하늬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서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평온했지만, 눈은 나무를 향해 있었다. 그날 밤, 거대한 나무는 마침내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비바람에 휘청이는 나무를 보며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하늬의 말이 맞았어! 나무가 쓰러지려고 해!"
    사람들은 소리치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천둥소리와 함께 나무가 땅으로 무너져 내렸다. 나무가 쓰러지는 순간, 주변의 땅이 갈라지고, 물이 쏟아져 내려 마을을 덮쳤다.

    그 순간, 하늬는 사람들에게 외쳤다.
    "이제 떠나야 해요! 이곳에 남으면 모두 위험해요!"

    그제야 마을 사람들은 하늬의 말을 완전히 믿었다. 그들은 서둘러 짐을 챙기고, 마을을 떠날 준비를 했다. 몇몇은 마지막까지 머뭇거리며 남으려 했지만, 하늬의 간절한 눈빛에 결국 설득당하고 말았다.

     

    마을을 떠난 사람들은 높은 언덕에 모여 허겁지겁 상황을 정리했다. 그들은 아래로 내려다보며 자신들의 마을이 물에 잠긴 모습을 지켜보았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집도, 논도, 마을의 중심이던 나무까지. "하늬가 없었다면 우린 다 죽었을 거야."
    어떤 이는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흘렸다. 하늬의 예언이 없었다면, 그들은 여전히 마을에 남아있었을 것이다.

    하늬는 사람들 틈에 서서 잠잠히 흐르는 물길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깊고 평온했다. 마치 모든 일이 예정된 듯, 그녀는 이미 다음 예언을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씬 5: 새로운 시작

    밤새 내리던 비는 멈췄다. 여명과 함께 하늘은 붉은빛으로 물들었고, 물이 넘쳐 흐르던 마을은 그 자취를 감추었다. 이제 마을 사람들은 높은 언덕 위에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마을에서 떠나온 지 몇 시간이 지났지만, 그들의 마음은 아직도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잃어버린 집과 논밭, 그리고 익숙한 일상의 흔적들. 모든 것이 물속에 잠겨 있었다.

    하늬는 사람들 틈에서 조용히 서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침착한 표정으로 저 멀리 물에 잠긴 마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보며 수군거렸다.
    "하늬가 아니었다면 우리도 저기에서 함께 잠겼을 거야."
    "그렇지. 그 어린애가 우릴 살린 거야."

    하지만 그들의 시선에는 두려움도 섞여 있었다. 하늬는 단순한 아이가 아니었다. 그녀의 예언은 단순한 우연이라기엔 너무나 정확했고, 그 말이 가진 무게는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사람들 중 하나가 하늬에게 다가갔다. 은주 이모였다. 그녀는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늬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지?"

    하늬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은 맑고 깊었다.
    "여기서 조금 더 걸어가면 큰 들판이 나와요. 거기서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그 단순한 말에 사람들은 놀라워하면서도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냈다.
    "큰 들판이라고? 거긴 황무지 아니야?"
    "우리가 살기에 적합한 곳인지 어떻게 알아?"

    그러나 은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늬의 손을 잡았다.
    "이 아이를 믿자. 지금까지 이 아이의 말이 틀린 적이 없잖아."

    사람들은 마지못해 동의하며 하늬가 이끄는 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며칠 동안 황무지를 헤매던 사람들은 지치고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하늬가 말한 대로 그들은 넓은 들판에 도착했다. 그곳은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비옥한 땅이었다. 마치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듯 풍성한 자연이 그들을 반겼다.

    "정말 이런 곳이 있을 줄이야..."
    "이 땅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겠어."
    사람들은 서로를 마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새로운 마을을 짓기 시작했다.

    하늬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쪽에 조용히 서 있었다. 그녀는 이내 은주에게 다가가 말했다.
    "이제 제 역할은 끝났어요. 앞으로는 여러분이 알아서 만들어 가야 해요."
    은주는 놀란 얼굴로 물었다.
    "하늬야, 넌 어디로 가려는 거니?"
    하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여기에 머물지 않을 거예요. 제 길이 따로 있어요."

    사람들은 하늬를 붙잡으려 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미래는 스스로 선택하는 거예요. 저는 단지 여러분에게 선택할 기회를 드린 것뿐이에요."

    그 말과 함께 하늬는 들판 너머로 걸어갔다. 사람들은 멀어져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요히 눈물을 흘렸다. 하늬는 사라졌지만, 그녀가 남긴 믿음과 희망은 그들 안에 깊이 남아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새로운 마을은 점점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하늬가 말했던 대로 협력하며 마을을 일구어 나갔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늘 하늬가 있었다. 그녀의 예언은 그들에게 단순한 미래를 넘어, 삶을 다시 살아가게 하는 희망과 믿음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어느 날, 하늬가 마지막으로 앉았던 그 나무 아래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하늬의 선물이라 믿으며 새로운 나무를 심었다. 그 나무는 점차 자라나 마을의 중심이 되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희망의 나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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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작은 시골 마을, 8살 소녀 하늬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단순한 말이 사람들의 미래를 바꿔놓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하늬의 예언이 가져온 것은 기적만이 아니었습니다. 믿음과 의심, 그리고 갈등 속에서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말에 따라 재난을 피하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합니다. 믿음과 희망, 그리고 삶의 변화를 그린 감동적인 이야기, "미래를 본 아이의 예언"을 지금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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