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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인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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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신선, #거지, #인성시험, #마을이야기, #보은, #착한마음, #전설, #신비, #교훈, #선행, #변신
디스크립션 (250자)
조선시대 작은 산골 마을, 어느 날 더러운 옷을 걸친 거지가 나타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시험하기 위해 신선이 변신한 것이었지요. 진정한 인심을 가진 이들에게 복을 내리고, 이기적인 이들에게는 깨달음을 주는 신비로운 이야기입니다.
후킹 (300자)
"조선 시대 영남의 한 마을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거지에게 쌀을 준 집은 그날로 천석꾼이 되고, 물 한 그릇 주지 않은 집은 우물이 말라버렸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떤 거지이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마을 사람들은 수군거렸습니다. 그 거지의 정체는 과연..."
1. 신선의 하늘나라 회의와 인간 세상 점검 결정
구름이 둥실 떠다니는 천상의 궁전.
백학을 타고 다니는 신선들이 분주히 오가는 가운데, 천상 궁전의 큰 전각에서 긴급 회의가 열렸습니다. 오늘따라 옥황상제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지요.
"요즘 인간 세상이 너무나 어지럽구나. 돈만 알고 인심은 모르니, 이래서야 되겠느냐?"
옥황상제의 한숨 소리에 모여 있던 신선들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특히 영남의 한 마을이 문제라 하더구나.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어 교만해지고, 가난한 이들은 날로 힘들어진다고 하니..."
옥황상제의 말씀에 한 젊은 신선이 앞으로 나섰습니다.
"제가 내려가 살펴보고 오겠습니다."
앞으로 나선 이는 천년 수행으로 신선이 된 청운도사였습니다. 생전에 그도 가난한 선비였기에, 인간 세상의 고통을 잘 알고 있었지요.
"그대가 가려면 어떤 모습으로 가겠느냐?"
늙은 신선이 물었습니다.
"거지로 변신하여 가겠습니다. 인간의 참된 마음은 가장 어려운 이를 대할 때 드러나는 법이니까요."
청운도사의 대답에 모든 신선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좋은 생각이구나. 하지만 인간 세상은 위험하니, 이 여의주를 가져가거라."
옥황상제는 청운도사에게 영롱한 빛을 내는 여의주를 건네주었습니다.
"필요할 때 이 여의주를 써서 선한 이에게는 복을 주고, 악한 이에게는 경계를 주어라."
옥황상제의 말씀이 끝나자, 천상의 음악소리가 울려퍼졌습니다.
청운도사는 허리춤에 여의주를 매고 크게 절을 올렸습니다. 그의 몸에서는 맑은 기운이 감돌았고, 긴 수염과 도포자락이 바람에 나부꼈지요.
"이제 가서 인간 세상의 참된 마음을 시험해보거라."
옥황상제의 말씀과 함께 천상의 문이 열렸고, 청운도사는 천천히 구름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발걸음에 따라 구름이 피어올랐고, 하늘에서는 오색찬란한 빛이 내려왔습니다. 신선의 인간 세상 점검이 시작되려는 순간이었지요.
2. 거지로 변신하여 마을 진입
영남의 작은 마을 어귀.
청운도사는 마을 입구의 느티나무 아래에서 잠시 멈춰 섰습니다. 그리고는 품에서 여의주를 꺼내 공중에 던졌지요.
"변신이로다!"
여의주가 빛나는 순간, 청운도사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얀 도포는 낡은 베옷으로, 긴 수염은 지저분한 얼굴로, 고운 손은 거칠고 굳은살 박인 손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시작이로구나..."
거지로 변한 청운도사는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마을로 들어섰습니다.
"거지가 나타났다!"
마을 아이들이 먼저 그를 발견하고 소리쳤습니다. 골목에서 빨래하던 아낙들이 얼른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갔고, 장터의 상인들은 얼굴을 찌푸리며 등을 돌렸지요.
"한 술 밥이라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청운도사는 첫 집의 대문 앞에서 구걸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품속에서는 여의주가 희미하게 빛났지만, 아무도 그것을 알아채지 못했답니다.
마을 사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어떤 이는 문을 쾅 닫아걸었고, 어떤 이는 멀리서 돌멩이를 던졌지요. 하지만 그 속에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3. 부자집의 냉대와 가난한 집의 환대
마을에서 제일 큰 기와집 앞.
"이보시오, 거지양반. 우리 집 대문 앞에 서 있지 말게나. 손님들이 오시기로 한 날이니..."
큰 기와집의 마당에서 머슴이 나와 청운도사를 내쫓으려 했습니다.
"한 그릇의 밥이라도 주시면 감사하겠소만..."
청운도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당에서 호통 소리가 들렸습니다.
"어서 저 더러운 거지를 내쫓아라! 내 집 앞이 더럽혀지는 걸 보고만 있을 테냐?"
부자 김 판서가 화를 내며 소리쳤습니다. 그의 손에는 금으로 만든 담뱃대가 들려있었지요.
청운도사의 품 안에서 여의주가 붉게 빛났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아버지, 그러지 마세요. 저 분도 사람인데..."
김 판서의 딸이 말렸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청운도사는 쫓겨나다시피 그 집을 나왔습니다. 멀어지는 걸음 속에 그는 김 판서의 딸을 향해 작은 미소를 지었지요.
그길로 청운도사는 마을 끝자락의 작은 초가집을 찾았습니다.
"주인양반 계시오?"
"아이고, 이렇게 추운 날 고생이 많으시겠소."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나와 청운도사를 맞이했습니다. 손에는 일하다 만 짚신이 들려있었지요.
"들어오시어 쉬다 가시지요. 저녁밥을 막 지었는데..."
할머니는 망설임 없이 청운도사를 방으로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 저는 더러운 거지인데..."
"사람이 어찌 더럽고 깨끗하다 하겠소? 마음이 중한 것이지."
할머니는 청운도사 앞에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내왔습니다.
"얼마 안 되는 밥이지만, 따뜻할 때 드시시오. 내 손자도 어디선가 이렇게 누군가의 밥을 얻어먹고 있겠지..."
할머니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청운도사의 품 안에서는 여의주가 따뜻한 빛을 발했지요.
4. 과부의 따뜻한 마음씨
다음 날 아침, 마을 빨래터 근처.
새벽부터 빨래를 하고 있던 한 젊은 과부가 있었습니다. 남편을 잃고 어린 딸아이와 살아가는 그녀는, 남의 빨래를 해주며 겨우 끼니를 이어가고 있었지요.
"저..."
청운도사가 다가가려는 순간, 빨래터의 다른 아낙들이 먼저 소리쳤습니다.
"아이고, 저 더러운 거지가 또 왔네!"
"얼른 가버리지 못해? 빨래가 더러워지겠네."
하지만 젊은 과부는 달랐습니다.
"거기 잠시 기다리세요."
그녀는 허리를 펴고 일어나 집으로 향했습니다.
잠시 후, 그녀는 따뜻한 미음 한 그릇을 들고 나왔습니다.
"아침도 못 드셨을 텐데, 이거라도 드세요. 쌀이 없어 미음밖에 못 끓였네요."
"하지만 댁도 넉넉지 않을 텐데..."
청운도사가 망설이자 과부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어요. 가진 것이 적어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베풀면 마음이 더 부자가 된다고..."
그때였습니다. 과부의 어린 딸이 뛰어나왔습니다.
"어머니, 저도 드릴 게 있어요!"
딸아이는 자신의 손수건을 청운도사에게 건넸습니다.
"할아버지, 이거 깨끗이 빨아서 드릴게요. 어머니가 항상 그러시는 것처럼요."
청운도사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의 품 안의 여의주가 은은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어디선가 꽃향기가 퍼져나왔습니다.
하늘에서는 보이지 않는 봄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과부의 빨래터 주변에만 무지개가 떴지만, 그 누구도 이 신비로운 광경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5. 어린아이들과의 만남
그날 오후, 마을 앞 놀이터.
아이들이 모여 공기놀이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피곤한 걸음으로 청운도사가 다가왔지요.
"저기 봐, 거지 할아버지다!"
아이들은 놀이를 멈추고 청운도사를 바라보았습니다. 어른들이 하던 것처럼 돌을 던지거나 도망갈 줄 알았던 청운도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할아버지, 왜 그렇게 힘들어 보이세요?"
까만 눈동자의 어린 소녀가 다가와 물었습니다.
"다리가 아파서 그러니..."
청운도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우리 집에 있는 할아버지도 다리가 아프시대요. 이렇게 하면 좋아지신대요!"
한 아이가 청운도사의 다리를 조심스레 주물러주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 배고프시죠? 이거 제가 아까 점심으로 먹으려고 숨겨둔 찐 고구마예요."
다른 아이가 주머니에서 고구마를 꺼내 건넸습니다.
"얘들아, 빨리 이리 와! 더러운 거지랑 놀다가 병이라도 들면 어쩌려고!"
멀리서 어른들이 소리쳤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는 더럽지 않아요. 그냥 조금 힘들어 보이시는 것뿐이에요."
아이들의 순수한 말에 청운도사의 품 안에서 여의주가 환하게 빛났습니다.
"할아버지, 저기서 반짝거리는 게 뭐예요?"
아이들은 여의주의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이들만이 볼 수 있는 빛이었지요.
"그것은...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특별한 보물이란다."
청운도사의 말에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6. 마을 축제에서의 외면
다음 날, 마을 대동제가 열리는 날.
풍물패의 신명 나는 장단이 울려 퍼지고, 사람들은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 나왔습니다. 마을 광장에는 음식 냄새가 가득했고, 아이들은 연을 날리며 뛰어다녔지요.
"자, 오늘은 우리 마을 대동제입니다. 모두가 하나 되어 즐기는 날이니..."
마을 이장이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말씀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거지가 나타났다!"
누군가의 외침에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청운도사가 축제 장소로 걸어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런 것이 축제에 나와서야... 돌려보내야 하지 않겠나?"
"마을의 명예가 걸린 날인데, 이건 안 되지..."
이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때 마을 청년들이 나섰습니다.
"우리가 내쫓겠습니다."
하지만 청운도사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나도 이 마을 사람입니다. 대동제가 모두가 하나 되는 날이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의 말에 사람들은 잠시 움찔했습니다. 그때 아까 그 아이들이 달려와 청운도사의 손을 잡았습니다.
"할아버지, 우리랑 같이 구경해요!"
"여기 앉으세요. 여기서 보면 풍물패가 잘 보여요."
하지만 아이들의 부모들이 달려와 아이들을 떼어놓았습니다.
"얘들아, 이리 와! 더러운 거지랑 어울리면 안 돼!"
축제는 계속되었지만, 청운도사는 구석에 외롭게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피해 돌아다녔고, 음식을 나눠줄 때도 그를 무시했지요.
그때, 멀리서 풍물패의 꽹과리 소리가 울렸습니다. 청운도사의 품 안에서 여의주가 그 장단에 맞춰 빛나기 시작했고, 그 빛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무언가가 일어나려 하고 있었지요.
7. 병든 노인을 돕는 소녀와의 만남
축제가 끝난 저녁, 마을 뒷골목.
청운도사는 지친 걸음으로 어둠 속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소녀가 무거운 보따리를 들고 가는 모습이 보였지요.
"할아버지, 이쪽으로 오시면 안 돼요. 저기 다른 길로 가세요."
소녀는 청운도사를 발견하고 서둘러 말했습니다.
"왜 그러느냐?"
"여기는... 역병이 돈다고 해서 아무도 오면 안 되는 곳이에요."
청운도사는 소녀를 유심히 바라보았습니다. 소녀의 손에 들린 보따리에서는 약 냄새가 났고,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요.
"네가 매일 이렇게 약을 가져다주는구나?"
소녀는 놀라 고개를 들었습니다.
"어떻게 아셨어요?"
"보따리에서 약 냄새가 나는구나. 그런데 왜 혼자서 이런 위험한 일을..."
소녀는 잠시 망설이다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사흘 전부터 이 골목 끝 집에 사시는 할아버지가 병으로 누우셨어요. 마을 사람들은 역병이라고 무서워하지만... 사실은 그냥 감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네가 몰래 약을 구해다 주고 있던 거구나."
"네... 제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아무도 찾아오지 않으셨거든요. 그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청운도사는 소녀와 함께 병든 노인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초라한 방 안에는 홀로 누워계신 노인이 있었고, 소녀는 매일 이렇게 몰래 약을 가져다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할아버지, 오늘은 제가 특별히 닭죽도 끓여왔어요. 어머니 몰래 장터에서 번 돈으로 샀어요."
소녀는 정성스레 노인을 간호했고, 청운도사도 조용히 돕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청운도사의 품 안에서 여의주가 은은한 빛을 내기 시작했고, 그 빛은 병든 노인의 얼굴을 비추었습니다. 노인의 얼굴에 점점 혈색이 돌아오기 시작했지요.
8. 탐욕스러운 양반의 시험
다음 날 아침, 마을에서 제일 큰 양반집.
매일 아침 마당에서 글을 읽던 최 진사는 이상한 소리에 고개를 들었습니다. 대문 밖에서 들려오는 것은 분명 금은보화가 부딪치는 소리였지요.
"이게 무슨 소리지?"
최 진사가 대문을 열자, 거지 차림의 청운도사가 서 있었습니다. 그의 손에는 금빛이 나는 여의주가 들려있었지요.
"누추한 모습의 거지가 이런 보물을 가지고 있으니 의아하시겠소."
청운도사가 말했습니다.
"저... 저것이 혹시?"
최 진사의 눈이 탐욕으로 번들거렸습니다.
"그렇소. 이것은 하늘의 보물입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너무 늙고 지쳐서..."
청운도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최 진사가 소리쳤습니다.
"어서 들어오시오! 더러운 옷은 금방 새 것으로 바꿔드리고, 맛있는 음식도 대접하겠소."
불과 어제까지 거지를 쫓아내던 그 집의 대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최 진사는 청운도사를 안채로 모시고 가며 아랫사람들을 불렀습니다.
"어서 좋은 옷과 음식을 준비하거라! 귀한 손님이시다!"
"아니, 이런 누추한 몸에 과분하시오..."
"아니되옵니다. 어서 좋은 방으로 모시지요."
청운도사가 여의주를 꺼내자 최 진사의 눈이 더욱 번쩍였습니다.
"저것을... 혹시 저에게 파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팔다니요? 이건 하늘의 보물이라 파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선한 이에게 주어야 하는 것이지요."
"제가 바로 그런 사람이옵니다! 보십시오, 이렇게 낯선 이도 환대하는 제 마음을..."
최 진사는 자신의 선행을 자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여의주가 갑자기 강렬한 붉은 빛을 내뿜었고, 최 진사의 위선적인 모습이 그림자처럼 벽에 비췄습니다. 거지를 내쫓고, 가난한 이들의 재산을 빼앗아온 모든 행적이 그대로 드러난 것입니다.
9. 마을 사람들의 변화하는 마음
며칠 뒤, 마을 장터.
최 진사의 집에서 있었던 일이 소문이 나면서 마을에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청운도사를 보면 피하는 대신 유심히 바라보았지요.
"저 거지가 보물을 가지고 있다던데..."
"그래서 우리를 시험하는 게 아닐까?"
"어제는 우리 집 앞에서 물 한 그릇 달라고 했는데, 그때 내가..."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지자 청운도사는 마을 우물가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렇게 보물 때문에 마음이 변하다니..."
그때였습니다. 며칠 전 그가 만났던 과부의 딸이 달려왔습니다.
"할아버지! 어머니가 찾으세요. 오늘도 우리 집에서 드실 거죠?"
청운도사가 과부의 집으로 가자, 이번에는 아이들이 달려왔습니다.
"할아버지, 우리랑 놀아주세요!"
그들의 순수한 마음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보물에 대한 소문을 들었지만, 여전히 그를 그저 외로운 할아버지로 대했지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보물을 탐내다가,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잘못 생각했던 것 같아..."
"그래, 사람이 보물보다 중요하지..."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진정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그때, 청운도사의 품 안에서 여의주가 따뜻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10. 신선의 정체 공개와 심판
보름달이 떴던 그날 밤, 마을 광장.
갑자기 하늘에서 은은한 피리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달빛을 타고 내려온 그 소리에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지요.
"저게 무슨 소리지?"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데..."
광장 한가운데 청운도사가 서 있었습니다. 그의 몸에서 서서히 푸른 빛이 피어올랐고, 낡은 거지 옷이 하얀 도포로 변하기 시작했지요.
"이제 모든 시험이 끝났습니다."
청운도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와 인간의 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알았습니다. 이 마을에는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놀라움과 두려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때 여의주가 하늘로 떠올랐고, 마을 전체가 밝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보물은 황금이나 구슬이 아니었습니다. 진정한 보물은 바로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었지요."
신선의 모습으로 변한 청운도사는 하늘을 향해 손을 들었고, 그 순간 마을 사람들의 선행과 악행이 달빛에 비춰지듯 드러났습니다.
"이제 각자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입니다."
11. 복을 받는 선한 이들
달빛 가득한 그날 밤, 마을 광장에서.
청운도사는 하늘에서 내려온 구름을 타고 서서히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그의 손에는 여의주가 들려있었고, 주위로는 오색찬란한 빛이 감돌았지요.
"이제 진정으로 선한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복을 내리겠습니다."
청운도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여의주에서 빛줄기가 뻗어나갔습니다.
첫 번째 빛은 병든 노인을 돌보던 소녀에게 향했습니다.
"네 마음의 선함이 병든 이들을 치유하는 약이 되리라."
소녀의 손끝에서 푸른 빛이 피어났고, 그 순간 마을의 병든 이들이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빛은 과부와 그녀의 딸에게 향했습니다.
"나눔의 마음이 너희 집에 가득하리라."
그들의 작은 초가집 마당에 갑자기 옥토가 생겨났고, 사계절 내내 풍성한 열매를 맺는 나무가 자라났습니다.
세 번째 빛은 거지를 돌보던 할머니에게 향했습니다.
"그대의 따뜻한 마음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리라."
할머니의 집 앞에 큰 우물이 생겨났고, 그 물을 마시는 이들의 마음이 따뜻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청운도사는 아이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은 너희들에게는 특별한 선물을 주마."
아이들의 눈에는 이제 세상의 진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이의 입에서는 까마귀가, 선한 일을 하는 이의 주위로는 나비가 보이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보상이 아닙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더 큰 책임을 져야 합니다."
청운도사의 말에 모두가 귀를 기울였습니다.
"받은 복을 나누어 주어야 하며, 더 많은 이들에게 선한 마음을 전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복의 의미입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그 꽃잎들은 마을 곳곳에 떨어져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12. 마을의 전설이 되어 내려오는 이야기
그 후로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그 마을은 '선심골'이라 불리며, 이웃을 돕는 마음씨 좋은 사람들이 대대로 살고 있다고 합니다. 마을 입구에는 옛 우물이 아직도 남아있고, 그 물을 마시면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지요.
과부의 집터에 심어진 나무는 지금도 사계절 내내 열매를 맺어, 마을의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소녀의 후손들은 대대로 마을의 의원이 되어 병든 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하지요.
달 밝은 밤이면 마을 어귀에서 흰 도포 입은 노인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시험하고 있다고 하지요.
아이들은 이제도 종종 나비와 까마귀를 본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마을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하네요.
"그때 이후로 우리 마을이 변했다고 우리 할머니가 그러셨어."
"우리 할아버지도 어릴 때 신선을 보셨대."
"저기 우물에서 물을 마시면 정말 마음이 따뜻해진대..."
이렇게 도깨비 서당의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전해내려오고 있답니다.
때로는 전설로, 때로는 교훈으로, 그리고 때로는 희망으로...
엔딩 (400자)
"그 후로 마을 사람들은 거지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낯선 이가 찾아오면 정성껏 대접하고,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서로 돕는 마을이 되었지요. 지금도 그 마을에는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달 밝은 밤이면 백발의 노인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선행을 기록한다고 하지요. 혹시 여러분의 마을에도 그 노인이 찾아올지 모릅니다. 오늘도 누군가가 여러분의 마음을 시험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