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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폭에서 탄생한 장원급제 『어우야담』
뭇 남성들의 애간장을 태우던 평양 최고의 명기가 자신의 첫사랑인 가난하고 볼품없는 몰락한 선비와 첫합궁에서 꽉채워주는 크기에 만족하여 자신의 모든것을 바쳐 뒷바라지한다, 밤마다 특유의 방중술과 지혜로 선비의 기를 살려주어 결국 그를 장원급제하게 만든 뒤 정실부인으로 당당히 안방을 차지하게 된다는 조선판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의 19금 버전 인생 역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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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평양성 최고의 명기, 뭇 사내들의 돈과 권력 앞에서도 콧방귀를 뀌던 그녀가 어느 날 봇짐 하나 달랑 멘 거지꼴의 선비를 방으로 들였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뜨거운 밤! 교과서에서는 절대 알려주지 않는, 기생의 치마폭에서 탄생한 기적 같은 장원급제 이야기! 몰락한 첫사랑 선비를 밤마다 특유의 방중술로 길들여 조선 최고의 엘리트로 만들어버린 그녀의 은밀하고도 위대한 내조가 지금 시작됩니다.
※ 1: 엇갈린 첫사랑의 재회
평양성을 휘감아 도는 대동강의 푸른 물결 위로 교교한 달빛이 부서져 내리는 깊은 밤. 조선 팔도에서 그 화려함과 사치스러움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평양 제일의 기방, 취선루의 뒷마당은 붉은 비단으로 감싼 수십 개의 청사초롱이 매달려 대낮처럼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어른 키를 훌쩍 넘는 높은 담장 너머로는 옥구슬이 은쟁반 위를 구르는 듯한 청아하고도 간드러진 가야금 산조가 흘러나왔고, 밤의 장막을 찢을 듯한 기생들의 낭창낭창한 웃음소리와 조선 각지에서 몰려든 내로라하는 호색한들, 고관대작들의 호기로운 목소리가 뒤엉켜 밤바람을 타고 질펀하게 흩어졌다. 최고급 산해진미가 산더미처럼 쌓인 연회상의 중심, 그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 자리에는 평양성 뭇 사내들의 혼을 쏙 빼놓는 최고의 명기, 초희가 앉아 있었다.
초희는 구름처럼 높게 틀어 올린 칠흑 같은 가채 위에 화려하게 세공된 옥 떨잠을 꽂고, 붉은빛이 감도는 최고급 명주 치마를 마치 한밤중에 만개한 모란꽃처럼 넓게 펼치고 있었다. 백옥처럼 하얀 갸름한 얼굴에 오밀조밀하게 자리 잡은 이목구비, 앵두같이 붉은 입술 사이로 한숨처럼 새어 나오는 나긋나긋한 음성은 사내들의 애간장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엊그제는 새로 부임한 평안감사마저 그녀의 치마폭에 단 하룻밤이라도 안겨보겠다며 누런 황소만 한 금두꺼비를 궤짝째 바쳤으나, 그녀는 그저 서늘하고도 차가운 눈웃음만 지을 뿐 쉽게 곁을 내어주지 않는 콧대 높은 여인이었다.
'이깟 번쩍이는 금은보화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짐승처럼 헐떡이며 내 치맛자락이나 들추려 드는 저 천박하고 탐욕스러운 눈빛들... 하루하루 썩은 물건들의 비위를 맞추며 숨을 쉬는 것조차 가슴이 막혀 죽을 것만 같구나.'
초희는 속으로 깊고 시린 탄식을 삼켜내며, 곁에 앉은 늙은 재상의 잔에 맑은 청주를 따랐다. 입가에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아름다운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그녀의 깊은 눈동자는 알 수 없는 공허함과 체념으로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녀가 이렇게 기생이라는 천한 신분으로 전락하여 웃음을 팔기 전, 꽃다운 열여섯 살 무렵 온 마음을 다해 연모했던 단 한 명의 사내가 있었다. 비록 권력 싸움에 밀려 몰락해가는 가문의 가난한 자제였으나, 글을 읽는 목소리가 맑았고 그 눈빛만큼은 밤하늘의 북극성처럼 또렷하고 기품이 넘치던 소년. 가세가 완전히 기울어 온 가족이 노비로 팔려 가고 뿔뿔이 흩어지며 생사조차 알 길 없어진 그 첫사랑, 진서 도련님의 얼굴이 오늘따라 사무치게 그리워 가슴 한구석이 아려왔다.
바로 그 시각, 취선루의 거대한 솟을대문 밖. 흥겨운 연회장의 불빛과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초라하고 앙상한 그림자 하나가 어두운 골목길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빛바랜 도포 자락은 여기저기 해지고 찢어져서 찬 강바람이 숭숭 스며들었고, 머리에 쓴 갓은 대나무 테가 다 끊어지고 부서져 금방이라도 벗겨질 듯 위태로웠다. 며칠을 굶주렸는지 뺨은 흉하게 푹 패어 있었고, 굽은 등에는 다 낡아빠진 책 보따리 하나가 생명줄처럼 힘겹게 매달려 있었다. 세파에 찌들고 처참하게 망가진 이 사내, 그가 바로 초희가 그토록 그리워하며 밤마다 눈물로 밤을 지새우게 했던 첫사랑, 윤진서였다.
"에잇, 훠이! 재수 없게시리. 어디서 시궁창 냄새나는 거지 놈이 남의 귀한 영업장 앞에서 얼쩡거리는 게야! 높으신 대감마님들 행차하시는데 눈에 띄기 전에 썩 물러가지 못할까!"
문 앞을 지키고 서 있던 험악한 인상의 왈패 하나가 두꺼운 몽둥이를 마구 휘두르며 진서를 거칠게 밀어냈다. 제대로 먹지 못해 다리에 힘이 풀려 있던 진서는 비틀거리며 차가운 진흙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고, 등에 꽉 매고 있던 낡은 책 보따리의 끈이 툭 끊어지며 누렇게 바랜 사서삼경의 서책들이 진흙탕 속으로 처참하게 나뒹굴었다.
"이, 이보시오! 내 비록 지금 행색은 남루하고 보잘것없으나 뼛속까지 엄연한 사대부요! 어찌 배운 것 없는 무뢰배처럼 이리 사람을 무례하게 대하는 것이오!"
진서가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진흙이 묻은 귀한 서책들을 허겁지겁 주워 담으며 소리쳤지만, 돌아오는 것은 왈패들의 잔인한 비웃음과 거친 발길질뿐이었다.
"사대부? 아이고, 내 배꼽이야! 하하하! 지나가는 똥개가 다 웃겠소이다! 글줄이나 읽는다는 양반 나부랭이가 남의 기방 문턱에 엎어져서 구걸이나 하고 자빠졌으니, 그깟 빌어먹을 양반 체면이 쌀을 줍디까, 고기를 줍디까? 서책에 묻은 흙이나 핥아먹고 썩 꺼지시오!"
수치심과 모멸감에 진서의 움푹 팬 눈시울이 붉게 달아올랐다. 과거 시험에 번번이 낙방하고, 남은 가산마저 모두 탕진하여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나앉은 자신의 비참한 처지가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 진흙투성이가 된 맹자 책을 부여잡고 차라리 이 자리에서 혀를 깨물고 죽어버리는 것이 이 굴욕적인 삶을 끝내는 길이라 생각했다. 그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뜨거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서책을 품에 안고 있을 때였다. 연회장의 덥고 답답한 공기를 피해 맑은 밤공기를 쐬려 잠시 취선루의 이층 누각 위로 올라왔던 초희의 시선이 우연히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대문 밖 아래로 향했다.
'저, 저 흙바닥에 엎어진 사내는...?'
초희의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흙투성이가 된 해진 도포, 깡마른 체구, 헝클어진 머리카락. 그러나 부서진 갓 아래로 언뜻언뜻 비치는 곧은 콧날과 굳게 다문 입술, 그리고 서책을 소중히 부여잡은 저 낯익은 손가락. 십 년이라는 야속한 세월이 흘렀어도, 그 처참하고 비루한 행색 속에서도 그녀는 단숨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도련님. 나의 진서 도련님. 초희의 가냘픈 손에 들려 있던 명주 수건이 힘없이 바닥으로 스르르 떨어졌다.
"향단아! 향단아, 당장 내려가거라! 당장 내려가서 저 문밖에서 왈패들에게 핍박받고 있는 저 선비님을 내 별채로 뫼셔오너라. 행여라도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왈패들 입을 은자로 틀어막고 아주 은밀하고 정중히 뫼셔야 한다. 알겠느냐? 내 목숨이 달린 일이니 어서 뫼셔와!"
다급하게 외치는 초희의 목소리는 형편없이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질질 끌리는 치맛자락을 거칠게 움켜쥐고 다급히 목조 계단을 뛰어내려가며, 이 믿기지 않는 재회가 혹여나 한여름 밤의 헛된 꿈일까 봐,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까 봐 두려워 연신 자신의 뺨을 꼬집었다. 대동강변을 적시며 불어오던 서늘한 밤바람이, 십 년 전 잔인하게 엇갈렸던 두 사람의 운명을 다시 하나로 단단히 결박하기 시작한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
※ 2: 숨겨진 양물을 깨우다
초희의 비밀스러운 거처인 취선루 뒤뜰의 별채는 은은하고도 달콤한 매화향과 최고급 백단향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방 안은 평양성 최고의 장인이 수놓은 화려한 십장생 자개장과 비단 병풍으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고, 방 한가운데 놓인 놋쇠 화로에서는 연기 하나 나지 않는 최고급 참숯이 붉게 타오르며 얼어붙은 몸을 녹여주는 훈훈한 온기를 내뿜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미닫이문이 열리고, 향단의 안내를 받은 진서가 잔뜩 주눅이 든 채 쭈뼛거리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자신의 더러운 짚신과 진흙투성이가 된 버선발이 이 티 없이 깨끗하고 화려한 방을 더럽힐까 봐 감히 문지방을 넘지 못한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서성였다.
"도, 도련님..."
방 안쪽에서 들려오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에 진서는 흠칫 놀라 고개를 들었다. 화려하고 무거운 가채를 벗어 던지고, 붉은 기생 옷 대신 수수한 백목련 빛깔의 명주 저고리에 단정한 남색 치마를 입고 머리를 곱게 땋아 내린 여인. 짙은 화장기를 말끔히 지워낸 맑고 청초한 얼굴은 십 년 전, 동네 어귀에 활짝 핀 복숭아나무 아래서 수줍게 뺨을 붉히며 미소 짓던 그 앳된 소녀의 얼굴 그대로였다.
"초... 초희? 네가... 네가 정녕 초희란 말이냐? 어찌 네가 이 험한 기방에..."
진서의 갈라진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꾹꾹 참았던 감정이 둑이 무너지듯 터져버린 초희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며 버선발로 달려가 진서의 품에 와락 안겼다. 가난과 굶주림에 뼈만 남은 앙상한 가슴이었지만, 초희에게는 지난 십 년간 겪었던 세상의 그 어떤 풍파도 막아줄 수 있는 그 어느 사내의 품보다도 넓고 따뜻한 안식처였다.
"어찌... 어찌 이리되신 굽니까. 그토록 글 읽기를 좋아하시고 빛이 나던 분께서... 그 곱던 얼굴이 어찌 이리 상하셨단 말입니까. 제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초희가 진서의 거칠어지고 흉터가 남은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오열하자, 진서는 치밀어 오르는 부끄러움과 자괴감에 고개를 거칠게 돌려버렸다.
"보지 마라. 이리 비루하고 짐승만도 못한 꼴을 네게 보이다니... 내 차라리 대동강 깊은 물에 몸을 던져 물귀신이 되는 것이 나았을 것을. 네 앞에서 내 꼴이 너무도 비참하여 죽고만 싶구나."
"무슨 그런 섭섭하고 무서운 말씀을 하십니까! 제게 도련님은 하늘이고 유일한 빛이십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도련님을 손가락질하여도, 저에게는 영원한 도련님이십니다. 이리 살아서 제 곁으로 무사히 와주신 것만으로도 저는 여한이 없습니다."
초희는 지체 없이 눈물을 닦아내고 진서의 낡고 냄새나는 도포 자락의 고름을 풀기 시작했다. 진서가 당황하여 흠칫 놀라며 뒷걸음질을 쳤지만, 그녀의 애틋하고도 단호한 손길을 막을 수는 없었다. 별채 뒤편에 따뜻한 물을 가득 채운 큰 목욕통에 그를 밀어 넣고, 손수 향기로운 조각보로 그의 거친 등과 때 묻은 몸을 구석구석 정성스레 씻겼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최고급 비단으로 지은 새하얀 속적삼과 도포를 입혔다. 이윽고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진수성찬이 차려진 주안상을 내어 그가 짐승처럼 허겁지겁 밥을 밀어 넣는 모습을 보며, 초희는 연신 눈물을 훔치면서도 세상을 다 가진 듯 환하게 웃었다.
밤이 이슥해지고, 취선루의 시끄러운 소음도 잦아든 고요한 별채에는 단 두 사람만이 남았다. 화로의 불꽃이 서서히 사그라들며 방 안에는 은은한 붉은빛만이 몽환적으로 감돌았다. 초희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진서의 넓은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여인의 향긋한 분내와 살결에서 뿜어져 나오는 달콤한 체향이 진서의 콧결을 어지럽게 간질였다. 오랫동안 여인을 품어본 적 없는, 아니, 평생 책벌레처럼 글공부만 하느라 여인의 몸뚱어리에는 무지하기 짝이 없었던 진서의 몸이 돌덩이처럼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도련님... 오늘 밤은 제가 도련님의 십 년 묵은 시름과 아픔을 모두 씻어드리겠습니다. 제게 온전히 몸을 맡기시옵소서."
초희의 보드라운 손길이 진서의 옷깃을 스르르 풀어 내렸다. 진서는 극도의 긴장감에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숨을 죽였지만, 이내 자신을 향한 초희의 깊고 다정하며 헌신적인 눈동자에 매료되어 모든 저항을 포기하고 눈을 감았다. 두 사람의 뜨거운 몸이 최고급 명주로 만든 푹신한 비단 이불 위로 조심스럽게 포개졌다.
초희는 평양 최고의 명기였다. 수많은 고관대작 사내들의 몸을 달아오르게 하고 쥐락펴락하는 방중술에 통달한 그녀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어떤 얄팍한 기교나 속임수 없이 오직 진실하고 순수한 애정으로만 그를 안고 싶었다. 조심스럽게 그의 굳어있는 마른 몸을 어루만지며 서서히 뜨거운 열기를 불어넣던 초희는, 이내 그의 아랫도리 중심에 손이 닿고는 흠칫 놀라 크게 숨을 들이켰다.
'아니... 겉보기에는 며칠을 굶은 듯 이리도 비쩍 마르고 병약해 보이건만... 어찌 사내의 양물은 이토록 크고 장대한 기운을 내뿜는단 말인가! 이것은 인간의 것이 아니라 필시 잠든 용의 자태가 아닌가!'
그것은 평생 수많은 사내를 겪어본 기생 초희조차 지금껏 단 한 번도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거대한 크기와 맥박 치는 생명력이었다. 몰락한 양반가의 굶주리고 초라한 선비라는 겉모습 속에는, 지난 십 년간 단 한 번도 발산되지 못하고 억눌려 있던 야수와도 같은 엄청난 양기가 펄펄 끓으며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두려움과 경이로움이 섞인 숨을 내쉬며 조심스럽게 그 거대한 기운을 자신의 깊은 안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상상을 초월하는 묵직함과 불덩어리 같은 뜨거움이 그녀의 하단전을 꽉 채우며 거세게 밀려 들어왔다.
"아앗... 도, 도련님... 읏..."
초희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달콤하고도 짜릿한 교성이 터져 나왔다. 평생을 실패자로 억눌려 살며 고개 숙이고 지내던 진서 역시, 자신의 아랫도리를 빈틈없이 꽉 조여오는 초희의 비단결 같은 옥문의 감촉에 정신이 아찔해지며 이성의 끈이 툭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오랫동안 육신 깊은 곳에 봉인되어 있던 사내로서의 맹렬한 본능과 폭발적인 기운이 화산이 터지듯 터져 나왔다. 진서는 더 이상 찌질하고 나약한 선비가 아니었다. 짐승처럼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초희의 가는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은 그는, 밤이 새도록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맹렬하게 그녀를 탐했다.
초희는 척추를 타고 오르는 거대한 쾌감 속에서 몸부림치며 확신했다. 이 사내는 결코 이대로 무너져 내릴 위인이 아니다. 앙상한 육신 속에 웅크리고 숨겨진 이토록 엄청난 기운과 잠재력이라면, 자신이 조금만 기를 살려주고 제대로 뒷바라지를 해준다면 반드시 조선 팔도 최고의 사내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 직감했다. 살과 살이 맞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첫 합궁의 황홀경 속에서, 기생 초희는 자신의 남은 모든 인생과 거대한 전 재산을 이 볼품없는 몰락한 선비에게 전부 걸기로 굳게 결심하고 있었다.
※ 3: 치열한 글공부의 시작
다음 날 아침, 평양 제일의 기방 취선루는 그야말로 발칵 뒤집혀 벌집을 쑤신 듯 요란했다. 평양성 최고의 명기이자 취선루의 가장 큰 돈줄인 초희가 갑작스럽게 기생 명부인 기적(妓籍)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하며, 늙은 행수 기생의 방바닥에 산더미 같은 엄청난 양의 은자와 패물 궤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초희야, 네가 정녕 미친 것이냐? 혼이 빠져도 단단히 빠졌구나! 저기 저 평안감사 나리께서 정식 첩실로 삼겠다고 천금을 싸 들고 와서 매달려도 콧방귀를 뀌던 네가 아니더냐. 그런데 어디서 굴러먹다 온지도 모를 거지 샌님 하나 때문에, 그 냄새나는 놈의 수발을 들겠다고 이 좋은 팔자와 부귀영화를 헌신짝처럼 버리겠다고?"
행수 기생이 가슴을 치고 바닥을 구르며 눈물로 만류했지만, 초희의 흔들림 없는 눈빛은 서릿발처럼 단호했다.
"제 평생을 바쳐 모실 진짜 주인을 이제야 찾았습니다. 더 이상 이 향내 나는 감옥에서 다른 사내들의 더러운 수청을 들며 천하게 웃음을 팔며 살지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저를 거두어 키워주신 행수 어르신의 은혜는 이 은자 궤짝과 패물들로 충분히 갚음이 된 줄 아옵니다. 저를 막지 마십시오."
초희는 그 길로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평양성 외곽, 대동강의 푸른 물결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용하고 한적한 명당자리에 작고 아담하지만 기품 있는 기와집 한 채를 사들였다. 양지바른 앞마당에는 진서가 평소 가장 좋아하던 붉은 매화나무를 심고, 볕이 가장 잘 드는 너른 방을 서재로 꾸몄다. 바닥에는 명나라에서 들여온 최고급 화문석을 깔고, 단계벼루와 황모필, 그리고 수백 권에 달하는 구하기 힘든 귀한 서책들을 방 안 가득 채워 넣었다. 진서만을 위한 완벽하고도 고요한 학문의 요람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초희의 지극한 정성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진서의 상태는 생각처럼 빠르게 회복되지 않았다. 무려 십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거듭된 대과(大科)의 낙방과 혹독한 가난, 그리고 멸시와 조롱은 그의 영혼을 너무도 깊숙이 병들게 했다. 최고급 책상 앞에 번듯하게 앉혀 놓아도, 진서는 금세 글씨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식은땀을 흘리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안 돼... 나는 안 될 놈이야. 나는 구제 불능의 쓰레기다. 글을 읽으려 해도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천자문조차 가물가물하거늘, 이 늙고 병든 나이에 어찌 사서삼경의 깊은 이치를 다시 파고들어 대과에 급제한단 말이냐. 초희야, 너의 그 아까운 귀한 재산을 나 같은 놈에게 축내지 말고 당장 나를 버려라. 나는 그만 깊은 산속에 들어가 화전이나 일구며 짐승처럼 살련다."
진서가 쥐고 있던 붓을 벽으로 신경질적으로 집어 던지며 자조 섞인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어깨는 좁게 한껏 움츠러들어 있었고, 그의 눈동자는 다시금 짙은 패배감과 절망감으로 흐려져 초점을 잃어가고 있었다.
초희는 말없이 다가가 바닥에 떨어진 붓을 주워 조심스럽게 먹물을 닦아내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실망이나 화난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녀는 치맛자락을 사박거리며 진서의 등 뒤로 다가가, 그의 굽은 넓은 어깨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서방님. 서방님은 절대 그런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분이 아니십니다. 제가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제 온몸으로 똑똑히 느꼈습니다. 서방님의 몸속 가장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그 거대한 기운, 세상을 호령하고도 남을 만한 그 엄청난 양기와 생명력을 말입니다. 예로부터 사내의 큰 뜻과 학문의 깊이는 아랫도리의 단전에서 피어나는 기운에서부터 뻗어 나가는 법이라 하였습니다. 지난 십 년간 겹겹이 쌓인 서방님의 그 꽉 막힌 기혈을 제가 온몸을 다해 뚫어드리고, 서방님의 머리를 아침 이슬처럼 맑게 깨워드리겠습니다."
초희의 음성은 달콤한 꿀처럼 끈적하게 진서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그녀는 진서의 굳은 목덜미에 뜨겁고 촉촉한 입김을 불어넣으며 그의 귓바퀴를 살짝 깨물었다. 진서의 몸이 흠칫 놀라 떨리며, 하반신으로 삽시간에 뜨거운 피가 몰려드는 것이 느껴졌다.
"자, 지금부터 제 눈을 보시고, 저를 따라 소리 내어 읽으십시오. 맹자(孟子) 양혜왕(梁惠王) 상편의 구절입니다. 한 구절을 완벽하게 암송하시고 그 뜻을 깨우치실 때마다, 제가 서방님께 천상계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극락의 쾌락을 맛보게 해드리겠습니다. 허나, 단 한 글자라도 틀리신다면 국물도 없을 것입니다."
초희는 어느새 진서의 무릎 위로 다리를 벌리고 올라앉아, 얇은 저고리 너머로 느껴지는 자신의 풍만하고 부드러운 가슴을 그의 가슴팍에 빈틈없이 밀착시켰다. 그녀의 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진서의 허벅지를 아슬아슬하게 쓸어 올리며 중심을 자극하자, 진서의 입에서 참지 못한 거친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천시는 불여지리요, 지리는 불여인화라...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하아, 윽... 초, 초희야, 제발... 이러다 내 몸이 터져 죽을 것만 같구나..."
"옳지, 아주 잘하셨습니다. 하늘의 때는 땅의 이로움만 못하고, 땅의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 그 다음 구절은 무엇입니까? 집중하십시오. 학문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으면 이 문은 결코 열리지 않을 것입니다."
진서가 식은땀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글귀를 읊어 내려갈 때마다, 초희는 자신의 붉은 입술로 그의 입술, 턱선, 목, 그리고 단단해진 가슴을 차례로 탐하며 아찔하고도 미칠 듯한 자극을 선사했다. 진서가 다음 글귀가 막혀 더듬거리면 그녀는 매정하게 자극을 멈추고 차갑게 물러서서 애간장을 태웠고, 완벽하게 외우며 이치를 풀어내면 그제야 그녀의 은밀하고도 뜨거운 곳으로 그의 거대한 양물을 깊숙이 받아들이며 척추가 끊어질 듯한 환희를 안겨주었다.
이것은 결코 단순한 음욕을 채우는 행위가 아니었다. 십 년의 기생 생활 동안 어깨너머로 익히고 몰래 통달했던 노장사상의 고도의 방중술(房中術)을 활용하여, 사내의 하단전에 머무는 정기(精氣)를 척추를 타고 뇌로 끌어올려 집중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패배감에 찌든 나약한 정신에 맹렬한 자신감이라는 불꽃을 지피는 초희만의 독창적이고도 치명적인 훈련법이었다.
글공부의 깨달음과 성적인 쾌락이 절묘하게 교차하며 폭발하는, 치열하고도 뜨거운 밤들이 매일같이 이어졌다. 땀과 쾌락으로 범벅이 된 초희의 치마폭 안에서, 진서의 흐릿했던 눈빛은 서서히 먹이를 노리는 야수처럼 형형하게 맑은 빛을 띠기 시작했고, 그의 낭랑하고 힘찬 글 읽는 소리가 새벽 대동강의 짙은 물안개를 가르며 세상을 향해 우렁차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기적의 첫걸음이었다.
※ 4: 밤마다 이어지는 은밀한 가르침
대동강변에 자리 잡은 작고 외딴 기와집에는 사계절 내내 은은한 매화향과 깊은 묵향, 그리고 밤마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남녀의 거친 숨소리가 끊이지 않고 피어올랐다.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몽롱하고 조심스럽게 시작되었던 두 사람의 은밀한 일상은, 어느덧 한여름의 폭우처럼 격렬해졌고 가을의 붉은 단풍처럼 농염하게 무르익어갔다. 초희의 뼈를 깎는 헌신적인 뒷바라지와 밤마다 이어지는 은밀하고도 치명적인 가르침 속에서, 진서의 몸과 마음은 하루가 다르게 경이로운 변화를 겪고 있었다.
초희는 단순히 진서의 억눌린 육욕만을 채워주는 쾌락의 도구가 아니었다. 그녀는 평양성 최고의 기생으로 군림하던 시절, 명나라에서 온 고위 사신들과 조선 최고의 학자들의 수청을 들며 어깨너머로 귀동냥하여 들었던 고대 방중술(房中術)의 비서, '소녀경(素女經)'과 '동현자(洞玄子)'의 깊은 이치를 완벽하게 꿰뚫고 있는 진정한 고수였다. 남녀의 교합을 한낱 짐승 같은 단순한 쾌락이나 욕정의 해소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천지 만물을 구성하는 음양(陰陽)의 조화와 기(氣)의 순환으로 승화시키는 경이로운 비법. 초희는 진서의 몸집이 비록 오랜 굶주림으로 왜소하고 말라빠졌으나, 그 중심에 깃든 장대한 양물이 예사롭지 않은 생명력을 품고 있음을 첫날 밤 단번에 간파했다. 그녀는 그 맹렬하고도 거친 양기(陽氣)를 하단전에 가둬두거나 덧없이 쏟아내게 두는 대신, 등줄기의 척추를 타고 정수리까지 힘차게 끌어올려 십 년간 막혀있던 뇌의 기혈을 맑게 깨우는 혹독하고도 아찔한 수련을 거듭했다.
"서방님, 흔들리지 마십시오. 호흡을 길고 깊게 내쉬어야 합니다. 한순간의 얄팍한 욕정에 휘둘려 사내의 귀한 정수를 함부로 쏟아내서는 아니 됩니다. 그 아랫도리에 뭉친 뜨거운 불기운을 척추를 타고 거슬러 오르게 하여, 머릿속을 짓누르고 있는 탁한 기운과 막힌 기혈을 모조리 뚫어내는 데에만 집중하셔야 합니다. 자, 제 눈을 피하지 마시고 저를 깊이 안은 채로 대학(大學)의 팔조목(八條目)을 처음부터 끝까지 암송해 보십시오."
창호지 너머로 푸른 달빛만이 은은하게 스며들어와 두 사람의 몸을 비추는 깊은 밤. 초희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눈부신 나신으로 진서의 단단한 무릎 위에 다리를 벌리고 올라앉아 있었다. 진서의 꼿꼿하게 성난 중심을 자신의 가장 깊고 뜨거운 곳에 가득 품어 잔뜩 밀착시킨 채, 그녀는 요염하고도 뇌쇄적인 여인의 얼굴과 한 치의 흐트러짐도 허락하지 않는 엄격한 스승의 얼굴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하복부에서부터 해일처럼 밀려오는 미칠 듯한 쾌감에 진서의 온몸은 이미 주체할 수 없는 땀으로 흠뻑 젖었고, 굵은 핏대가 선 목줄기에서는 짐승의 으르렁거림 같은 거친 숨이 터져 나왔다. 당장이라도 짐승처럼 짐짓 허리를 거칠게 움직여 파도치는 쾌락의 바다에 깊숙이 빠져들고 싶었지만, 초희는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손아귀 힘으로 그의 넓은 어깨를 꽉 짓누르며 그의 모든 움직임을 완벽하게 통제했다.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하아... 윽... 초희야, 내 몸이 당장이라도 끓는 물에 들어간 듯 불타오를 것만 같구나... 제발 나를 놓아다오. 한 번만, 딱 한 번만 내 뜻대로 움직이게 해다오..."
"조금만 더, 아주 조금만 더 참으십시오 서방님. 정신의 끈을 놓으시면 아니 됩니다. 그 미칠 것 같은 불기운을 고스란히 끌어안고 글귀의 깊은 뜻에 담아내셔야 합니다.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들어 앎에 이르고, 뜻을 성실히 하여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 서방님의 지혜와 그릇은 이깟 육신의 얄팍한 쾌락을 뛰어넘어, 훗날 붉은 관복을 입고 천하를 호령해야 할 귀하고도 무서운 것입니다. 자, 다시 한번, 그 여덟 가지의 뜻을 풀이하여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읊어보시지요."
진서는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고통 섞인 쾌락 속에서 꽉 이를 악물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의 아랫도리를 빈틈없이 꽉 조여오며 꿈틀거리는 초희의 비단결 같은 속살의 감촉, 코끝을 어지럽게 마비시키는 짙고 달콤한 여인의 향기, 가슴팍에 닿는 부드러운 살결의 온기를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이겨내야만 했다. 그는 땀방울을 뚝뚝 흘리며 오직 머릿속에 성현들이 남긴 경전의 묵직한 글귀들을 선명하게 띄워 올리기 위해 발버둥 쳤다. 육신이 요구하는 극한의 쾌감과 이성이 통제해야 하는 학문의 길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고도 고통스러운 줄타기를 하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거짓말처럼 뱃속 하단전에 뭉쳐있던 거대한 불덩어리가 꼬리뼈를 지나 척추를 타고 번개처럼 정수리 끝으로 치솟는 듯한 아찔하고도 경이로운 감각이 진서의 온몸을 강타했다. 동시에 지난 십 년간 짙은 안개가 낀 듯 흐릿하고 무거웠던 머릿속이 벼락을 맞은 것처럼 환하게 밝아지며, 과거에 읽었던 수천 권의 서책들과 그 안에 담긴 우주의 이치들이 눈앞에 생생한 그림처럼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기적이 일어났다.
진서의 입에서는 더 이상 떨림이나 망설임이 없었다. 거침없고 낭랑한 목소리로 치국평천하의 학문적 이치와 철학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단지 글자를 외우는 것을 넘어, 글의 보이지 않는 맥락이 뚫리고 세상 만물의 이치에 대한 통찰이 바다처럼 깊어지는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진서의 눈빛이 과거의 찌질함을 모두 벗어던지고 흔들림 없이 맑고 형형한 호랑이의 눈빛으로 변한 것을 확인한 초희는, 그제야 만족스럽고도 황홀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유연한 허리를 뱀처럼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참으로 장하십니다, 나의 위대한 서방님. 드디어 첫 번째 기혈이 뚫렸습니다. 이제 이 천한 여인이 온몸을 바쳐 올리는 달콤한 상을 마음껏 거두어 가시지요."
오랜 시간 억눌러 참고 참아왔던 사내의 거대한 욕망이 한꺼번에 폭발하며 두 사람의 몸이 짐승처럼 격렬하게 부딪히기 시작했다. 학문의 깊은 이치를 깨우친 정신적 희열과 육신이 선사하는 절정의 원초적 쾌락이 완벽하게 하나로 뒤섞여 방 안은 숨조차 쉬기 힘들 만큼 후끈한 열기로 가득 찼다. 날이 갈수록 진서의 글 솜씨는 일취월장하여 한 번 붓을 들면 천하를 움직일 만한 명문장이 폭포수처럼 쏟아졌고, 패배감과 가난에 찌들어 있던 깡마른 몸은 어느새 당당한 기백이 넘치는 완벽한 사내의 골격으로 변모해 있었다. 밤마다 은밀한 별채에서 이어지는 기생 초희의 가르침은, 나약하고 버려진 선비를 조선 최고의 지식인이자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완벽한 대장부로 재탄생시키는 숭고하고도 마법 같은 의식이었다.
※ 5: 과거보러 가는 길
어느덧 매화가 피고 지기를 세 번 반복하여 삼 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흘렀다. 마침내 한양 도성에서 전국의 뛰어난 인재들을 뽑는 식년시(式年試) 대과(大科)가 열린다는 거대한 방이 조선 팔도 방방곡곡에 나붙었다. 대동강변의 고요했던 기와집에도 마침내 운명을 가를 결전의 날이 밝아온 것이다. 초희는 동이 트기도 전 새벽 일찍 일어나, 우물에서 가장 맑은 청수를 길어 장독대에 떠놓고 천지신명과 조상님들께 진서의 장원급제를 비는 간절한 치성을 드렸다. 기도가 끝난 뒤, 그녀는 지난밤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정성껏 다림질한 새하얀 명주 도포와 빳빳하게 각이 잡힌 흑립을 방안 가장 깨끗한 곳에 챙겨두었다. 그것은 삼 년 동안 진서의 곁을 그림자처럼 지키며 그의 달라진 체격에 꼭 맞게 그녀가 손수 바느질하여 지은, 기품 있고도 기백이 넘치는 옷이었다.
"서방님, 드디어 먼 길을 떠나실 채비가 다 되었습니다. 가시는 길에 부족함이 없도록 넉넉한 노잣돈과 주막에서 드실 마른 주먹밥, 그리고 행여나 풍찬노숙하시다 탈이 나실까 하여 각종 상비약들을 괴나리봇짐 안에 단단히 챙겨두었습니다."
초희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분하고 단정했지만, 그녀의 가늘게 떨리는 손끝과 촉촉하게 젖어 드는 눈망울에서는 그를 향한 애틋한 마음과 다가올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진서는 말없이 다가가 초희의 작고 가녀린 손을 자신의 크고 굳은살 박인 두 손으로 따뜻하게 감싸 쥐었다. 삼 년 전, 거지꼴을 하고 취선루 문턱에서 왈패들에게 두들겨 맞으며 쫓겨나던 그 비루하고 불쌍한 사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지금 초희의 앞에는 두 눈빛이 맑은 밤하늘의 별빛처럼 형형하게 빛나고, 가만히 서 있는 자태만으로도 태산 같은 묵직한 위엄이 뿜어져 나오는 늠름한 대장부가 우뚝 서 있었다.
"초희야. 나의 사랑하는 초희야. 삼 년 전 그 끔찍했던 밤, 네가 아니었다면 나는 진작에 차가운 길바닥에서 객사하여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세상 모두가 나를 비웃고 버렸을 때, 짐승만도 못한 나를 거두어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내 몸의 병든 기운을 씻어내어 이토록 깊고 오묘한 학문의 길로 인도해준 너의 그 크고도 깊은 은혜는... 내 뼈가 부서져 하얀 가루가 되어도 절대 다 갚지 못할 것이다."
진서는 왈칵 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초희를 자신의 넓은 품에 깊숙이 끌어안았다. 초희의 귓가에 닿는 그의 뜨거운 숨결에서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고 맹렬한 결의가 느껴졌다.
"나를 믿고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다오. 내 반드시 이번 과거 시험에 장원급제하여, 임금께서 하사하신 붉은 관복을 입고 머리에는 화려한 어사화를 꽂은 채로 가장 당당하게 너를 데리러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세상 그 어떤 고관대작이나 왈패 놈들도 감히 너를 기생 출신이라며 함부로 손가락질하거나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겠다. 천한 기적에 올랐던 너의 과거를 모두 씻어내고, 너를 내 가문의 유일무이한 정실부인(正室夫人)으로 삼을 것이다. 평생 네 치마폭에서 배우고 얻은 생명의 은혜를 내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갚으며 살 것이다. 이것은 사내로서 내 목숨을 건 맹세다."
'정실부인'이라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단어에 초희의 맑은 눈에서 굵은 눈물방울이 툭 하고 떨어져 진서의 가슴팍을 적셨다. 천기(賤妓)의 신분으로 양반 가문, 그것도 장원급제자의 정실부인이 된다는 것은 엄격한 신분제 사회인 조선의 법도상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목숨을 내놓아야 할지도 모르는 엄청난 일이었다. 그저 눈에 띄지 않는 구석방에 첩실로만 곁에 머물게 해주어도 평생을 감지덕지하며 살 일인데, 이제 천하를 품고 날아오를 위대한 사내의 입에서 그런 무겁고도 놀라운 맹세가 나오다니. 초희는 가슴이 터질 듯 벅차올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진서의 단단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어린아이처럼 소리 내어 흐느꼈다.
"울지 마라. 나의 정실부인이 될 여인이 이리 눈물이 헤퍼서야 쓰겠느냐. 내 마음과 뜻은 이미 저 멀리 한양의 궁궐에 가 있으나, 내 뜨거운 양기는 아직도 너의 깊은 옥문 안에 머물고 있구나. 이별의 아쉬움과 끓어오르는 애정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하겠느냐. 오늘 밤은 내일의 길을 묻지 않을 것이니, 나를 온전히 안아다오."
진서는 초희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부드럽게 닦아주며 그녀의 붉게 달아오른 입술에 짐승처럼 뜨겁게 입을 맞췄다. 한양으로 긴 여정을 떠나기 전 마지막 밤, 두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애절하고도 격렬하게 서로의 몸과 영혼을 탐했다. 진서는 자신의 모든 맑은 정기와 변치 않을 사랑을 초희의 몸속 가장 깊숙한 곳에 지워지지 않는 낙인처럼 새겨넣듯 거침없이 허리를 움직였고, 초희 역시 자신의 남은 혼을 모두 불태워 내어주듯 그를 뜨겁게 안으며 황홀한 밤을 지새웠다.
다음 날 아침 맑은 햇살이 비추고, 괴나리봇짐을 단단히 멘 진서가 마침내 대문을 나섰다. 그의 발걸음은 허공을 걷는 깃털처럼 가벼우면서도, 동시에 천근만근 바위처럼 묵직하고 거침이 없었다. 한양으로 향하는 구불구불한 과거길 위에는 조선 팔도에서 몰려든 수많은 선비들이 무리 지어 걷고 있었지만, 그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진서의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형한 기백과 호랑이 같은 위압감을 따라갈 자는 아무도 없었다. 흙먼지 날리는 주막에 앉아 초라한 주먹밥을 씹어 삼킬 때도, 헤진 짚신을 고쳐 묶기 위해 허리를 숙일 때도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초희의 눈물 섞인 미소와, 지난 삼 년간 밤마다 나체로 부둥켜안고 나누었던 은밀하고도 심오한 학문의 대화들이 맴돌고 있었다. 그에게 이번 과거 시험은 더 이상 피하고 싶거나 두려운 절망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압도적인 가치를 세상에 증명하고, 목숨보다 사랑하는 여인을 가장 당당하고 완벽한 모습으로 맞이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통과의례일 뿐이었다.
※ 6: 장원급제와 금의환향
웅장한 북소리가 궁궐의 담장을 넘어 도성을 울리고, 경복궁 근정전 앞의 너른 뜰에는 수백 명의 유생들이 엎드려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장엄하고도 팽팽한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용상에 근엄하게 자리한 임금이 직접 출제한 식년시 대과의 시제(試題)가 도승지의 낭랑하고도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타고 근정전 앞마당에 울려 퍼졌다.
"과인이 묻노라! 천지 만물의 근본인 음양(陰陽)의 조화로움이 국가의 안위와 백성을 다스리는 치국(治國)에 미치는 바를 논하라! 학문의 얕은 지식을 뽐내지 말고, 우주의 이치를 나라살림에 어찌 적용할 것인지 너희들의 깊은 통찰을 답하라!"
시제가 발표되자마자 수많은 유생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서삼경의 구절을 달달 외우는 데에만 익숙했던 그들에게, 우주의 철학적 원리인 음양을 현실 정치와 국가의 안위로 끌어와 논하라는 임금의 시제는 너무도 난해하고 파격적이었다. 여기저기서 당황하여 헛기침을 하거나 붓을 든 채 쩔쩔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수백 명의 선비들 사이, 한구석에 무릎을 꿇고 앉은 진서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옅고도 여유로운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음양의 조화라니...! 천지 만물의 음양의 이치라니!'
이 얼마나 기막힌 우연이며 완벽한 시제인가. 그것은 진서가 멀리서 글귀로만 배운 죽은 학문이 아니었다. 지난 삼 년간 밤마다 초희의 따뜻하고 농염한 품속에서, 그녀의 비단결 같은 살결을 빈틈없이 부대끼며 땀방울과 거친 숨소리로, 자신의 온몸과 영혼으로 깨우치고 완벽하게 통달한 뼈저린 생명의 이치가 아니던가.
진서는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는 벼루에 거침없이 먹을 갈고, 두툼한 붓에 먹물을 듬뿍 적셔 커다란 화선지 위로 춤을 추듯 유려하고도 힘찬 글씨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는 남녀가 교합하여 생명을 잉태하고 기운을 나누는 지극히 원초적이고 사적인 방중술의 심오한 이치를 바탕으로, 사내의 억눌린 양기가 뿜어져 나와 여인의 지혜로운 음의 기운과 완벽하게 결합할 때 비로소 우주의 질서가 완성됨을 서술했다. 그리고 이를 국가에 적용하여, 임금의 강인하고 흔들림 없는 결단력(양)이 백성들의 고단한 삶을 헤아리는 깊은 포용력(음)과 만날 때 비로소 굳건한 태평성대가 이루어지는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의 도리로 절묘하게 승화시켰다.
붓끝에서 폭포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거침없는 기백, 단 한 번의 막힘도 없는 완벽한 문장력, 그리고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 소름 돋는 통찰력에, 시험장을 엄숙하게 순시하던 시관(試官)들마저 진서의 등 뒤에 멈춰 서서 경악을 금치 못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며칠 뒤, 합격자를 발표하고 어사화를 내리는 방방의(放榜儀)가 화려하게 열렸다. 어좌에 앉은 임금이 최종 3인의 답안지를 직접 훑어보던 중, 진서의 글을 읽고는 감격을 이기지 못해 무릎을 탁 치며 크게 소리쳤다.
"기특하도다! 참으로 놀랍고도 두려운 통찰력이다! 음양의 이치를 이토록 생동감 넘치고 깊이 있게, 마치 살아 숨 쉬는 생명처럼 풀어낸 글은 과인이 보위에 오른 이래 생애 처음 보는구나! 한 치의 거짓도 겉치레도 없는 완벽한 명문장이다! 이 답안지를 쓴 자가 대체 누구인가! 당장 이 자를 대과 장원으로 급제시키고, 내 직접 어사화와 홍패를 내릴 것이니 어서 앞으로 들라 하라!"
"장원급제! 평안도 평양 출신, 유학 윤! 진! 서!"
도승지의 우렁찬 호명 소리가 구중궁궐의 높은 담장을 뚫고 하늘을 뒤흔들었다. 불과 삼 년 전, 기방 문턱에서 왈패의 몽둥이에 맞아 진흙탕에 구르던 찌질하고 비루했던 몰락 선비가, 마침내 조선 최고의 엘리트로 우뚝 서며 임금의 극찬을 받는 기적 같은 인생 역전의 순간이었다.
진서는 임금이 친히 하사한 붉은빛이 선명한 앵무배 관복을 늠름하게 차려입고, 머리에 쓴 사모에는 종이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장원급제자의 상징, 어사화를 꽂은 채 당당하게 백마에 올라탔다. 꽹과리와 피리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는 풍악이 울려 퍼지고, 한양 도성의 수많은 백성들이 쏟아져 나와 환호성을 질렀지만, 그의 가슴속은 텅 빈 것처럼 오직 한 곳만을 향해 맹렬하게 달리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이미 삼백 리 밖, 대동강변의 매화향 가득한 낡은 기와집에 닿아 있었다.
며칠 후, 진서의 화려한 금의환향(錦衣還鄕) 행렬이 드디어 고향 평양성에 당도하자, 도성은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 과거 취선루 앞에서 진서를 무자비하게 두들겨 팼던 왈패들과 그를 조롱하며 짓밟았던 콧대 높은 양반들은 사색이 되어 벌벌 떨며 길바닥에 납작 엎드렸고, 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평안감사마저 버선발로 뛰어 나와 굽신거리며 아부를 떨었다. 하지만 진서는 그들의 가증스러운 얼굴에는 차가운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백마의 고삐를 강하게 당겨 대동강변의 외딴 기와집으로 지체 없이 향했다.
초라한 싸리문 밖에서 며칠 밤낮을 초조하게 서성이며 치성을 드리던 초희는, 멀리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가오는 요란한 풍악 소리와, 눈이 부시도록 붉은 관복을 입고 백마를 탄 늠름한 사내의 모습에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꿈속에서조차 수천 번은 더 그렸던 그 모습, 맹세를 지키고 하늘로 날아올라 장원급제하여 돌아온 그녀의 완벽한 서방님이었다. 진서는 행렬이 멈추기도 전에 말에서 훌쩍 뛰어내려, 흙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오열하는 초희를 덥석 안아 일으켰다.
"초희야! 나의 사랑하는 초희야! 내가 약속을 지켰다. 세상이 버린 나를 네가 다시 숨 쉬게 살렸고, 네가 나를 조선 제일의 장원으로 만들었다!"
진서는 주저 없이 자신의 사모에 꽂혀 있던 영광스러운 어사화를 쑥 뽑아 들더니, 눈물범벅이 된 초희의 곱게 빗은 가채 위에 조심스럽고도 단단하게 꽂아주었다. 뒤따라온 수백 명의 평양 백성들과 기가 죽은 관리들이 숨죽여 이 놀라운 광경을 지켜보는 가운데, 진서는 천하가 다 들으라는 듯 핏대를 세우며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모두 두 눈을 뜨고 똑똑히 보아라! 이 여인은 이제 천한 기생이 아니다! 나 윤진서를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건져내어 사람으로 만들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나를 조선 제일의 선비로 키워낸 나의 고귀하고도 위대한 스승이자, 앞으로 내 평생을 함께할 가문의 유일한 정실부인(正室夫人)이다! 누구든 내 부인의 과거를 들먹이며 업신여기는 자는, 이 어사(御史)가 결단코 용서치 않고 그 죄를 엄히 물을 것이다!"
그의 당당하고도 파격적인 선언에 평양성 사람들은 엄청난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도, 신분의 벽마저 부수어버린 두 사람의 지독하게 아름답고 영화로운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며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가장 비천한 기방의 밤, 그 은밀한 치마폭에서 시작된 한 여인의 목숨 건 교육이 패배한 사내의 운명을 완벽하게 뒤바꾸고, 마침내 조선의 그 엄격하고도 잔인한 신분의 벽마저 가볍게 뛰어넘어 위대한 사랑을 완성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훗날 사람들은 이 기적 같고도 통쾌한 인생 역전극을 '어우야담'의 한 페이지에 소중히 기록하며, 겉모습과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의 숨겨진 진가를 알아본 기생 초희의 놀라운 지혜와 밤의 방중술을 오랫동안 짜릿한 전설로 입에 오르내렸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조선 야사록' 이야기 어떠셨나요? 벼랑 끝에 몰린 찌질한 첫사랑을 픽업해서 밤낮없는 과외(?)로 장원급제까지 시켜버린 조선판 평강공주 초희! 진정한 내조의 여왕이 아닐까 싶네요. 교과서엔 안 나오는 은밀하고 짜릿한 역사 이야기가 재밌으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 꾹 부탁드립니다! 다음엔 더 기막힌 야사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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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급제를 상징하는 화려한 어사화를 머리에 꽂은 아름다운 조선시대 기생과 그녀를 등 뒤에서 애틋하게 끌어안고 있는 붉은 관복 차림의 선비, 배경은 흩날리는 벚꽃과 보름달이 떠 있는 밤, 컬러펜슬화, 16:9, 글씨 없음
A beautiful Joseon Dynasty gisaeng wearing a gorgeous Eosahwa (paper flower given to top scholars) on her head, and a scholar in a red official robe affectionately hugging her from behind, background of fluttering cherry blossoms and a full moon night, color pencil drawing, 16:9, no text
씬 1
1.
대동강변의 달밤, 붉은 청사초롱이 화려하게 밝혀진 조선시대 기방의 웅장한 외관, 수채화, 16:9, 글씨 없음
Moonlit night by the Daedong River, majestic exterior of a Joseon Dynasty gisaeng house brightly lit with red Cheongsachorong lanterns, watercolor, 16:9, no text
2.
화려한 가채를 쓰고 붉은 한복을 입은 아름다운 기생이 상아 술잔을 들고 공허한 표정으로 연회장에 앉아있는 모습,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beautiful gisaeng wearing a splendid gachae (traditional wig) and a red hanbok, sitting at a banquet with an empty expression holding an ivory wine glass, watercolor, 16:9, no text
3.
낡고 찢어진 도포를 입고 다 부서진 갓을 쓴 비루한 선비가 봇짐을 매고 기방 문 앞에 서 있는 모습,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wretched scholar wearing an old, torn dopo (coat) and a broken gat (hat), carrying a bundle, standing in front of the gisaeng house door, watercolor, 16:9, no text
4.
기방의 왈패들이 몽둥이를 들고 낡은 도포의 선비를 흙바닥으로 거칠게 밀쳐내는 장면, 흙바닥에 서책들이 떨어져 있음, 수채화, 16:9, 글씨 없음
Thugs of the gisaeng house pushing a scholar in an old coat roughly to the dirt floor with clubs, books scattered on the dirt, watercolor, 16:9, no text
5.
누각 위에서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흙바닥에 넘어진 선비를 애틋하고 놀란 눈으로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기생,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beautiful gisaeng looking down from a pavilion with affectionate and surprised eyes at the scholar fallen on the dirt floor, clutching her skirt, watercolor, 16:9, no text
씬 2
1.
은은한 매화향이 피어오르는 화려한 자개장과 병풍이 있는 조선시대 별채 방 안 풍경, 따뜻한 화로가 있음, 수채화, 16:9, 글씨 없음
Interior of an annex room in the Joseon Dynasty with a gorgeous mother-of-pearl cabinet and folding screen emitting a subtle plum scent, a warm brazier, watercolor, 16:9, no text
2.
수수한 백목련 빛깔 저고리를 입고 쪽진 머리를 한 여인이 낡은 도포를 입은 선비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애틋한 장면,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pitiful scene of a woman with a chignon wearing a simple white magnolia-colored jeogori hugging a scholar in an old coat and shedding tears, watercolor, 16:9, no text
3.
따뜻한 목욕통 옆에서 기생이 비단옷을 들고 깨끗하게 씻은 선비를 다정하게 챙겨주는 모습,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gisaeng holding silk clothes and affectionately taking care of a cleanly washed scholar next to a warm bathtub, watercolor, 16:9, no text
4.
붉은 불빛이 감도는 방 안, 두 남녀가 비단 이불 위에서 조심스럽게 손을 맞잡고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장면,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room with red light, a man and a woman holding hands carefully on a silk blanket and looking at each other affectionately, watercolor, 16:9, no text
5.
상투를 튼 건장한 체격의 사내와 쪽진 머리의 아름다운 여인이 어두운 방 안에서 서로를 격렬하게 끌어안고 있는 실루엣, 수채화, 16:9, 글씨 없음
Silhouette of a well-built man with a topknot and a beautiful woman with a chignon passionately hugging each other in a dark room, watercolor, 16:9, no text
씬 3
1.
기생이 늙은 행수에게 수많은 은자가 담긴 봇짐을 건네며 단호한 표정으로 서 있는 기방 마당, 수채화, 16:9, 글씨 없음
The courtyard of a gisaeng house where a gisaeng hands over a bundle filled with silver coins to an old head gisaeng with a determined expression, watercolor, 16:9, no text
2.
대동강이 내려다보이는 마당 넓은 소박한 기와집, 마당에 매화나무가 피어있음,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simple tile-roofed house with a wide yard overlooking the Daedong River, plum trees blooming in the yard, watercolor, 16:9, no text
3.
수백 권의 책과 최고급 벼루가 놓인 방 안에서 선비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좌절하고 있는 모습,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scholar frustrated and tearing his hair out in a room with hundreds of books and the finest inkstone, watercolor, 16:9, no text
4.
좌절한 선비의 등 뒤에서 여인이 부드럽게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귓가에 속삭이는 다정한 장면,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n affectionate scene where a woman gently wraps her arms around the shoulders of a frustrated scholar from behind and whispers in his ear, watercolor, 16:9, no text
5.
방 안에서 선비가 꼿꼿이 앉아 책을 읽고 있고, 여인이 그 옆에 바짝 붙어 앉아 미소 지으며 유혹하는 듯한 눈빛을 보내는 장면,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scene in a room where a scholar sits straight and reads a book, and a woman sits very close next to him, smiling and sending a seductive look, watercolor, 16:9, no text
씬 4
1.
창밖으로 사계절이 변하는 모습이 한눈에 보이는 기와집 방 안, 책상 위에 서책들이 가득 쌓여있음,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room in a tile-roofed house where the changing of the four seasons can be seen through the window, a desk full of books, watercolor, 16:9, no text
2.
여인이 한약재를 달이며 정성스럽게 탕약을 준비하는 부엌 풍경,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kitchen scene where a woman carefully prepares herbal medicine by boiling medicinal herbs, watercolor, 16:9, no text
3.
달빛이 비치는 방 안, 선비가 눈을 감고 집중하며 경전을 암송하고 여인이 그의 무릎에 앉아 다정하게 이마를 맞대고 있는 실루엣,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moonlit room, a silhouette of a scholar reciting scriptures with his eyes closed in concentration, and a woman sitting on his lap affectionately touching foreheads, watercolor, 16:9, no text
4.
선비가 등줄기를 꼿꼿이 세우고 강렬한 눈빛으로 붓을 들어 화선지에 거침없이 글씨를 써 내려가는 역동적인 모습,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dynamic scene of a scholar sitting with a straight back and intense eyes, holding a brush and writing smoothly on traditional paper, watercolor, 16:9, no text
5.
학문을 깨우친 기쁨에 찬 선비와 그를 대견하게 바라보며 뜨겁게 포옹하는 여인, 방 안은 훈훈한 열기로 가득함,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scholar filled with joy from enlightenment and a woman hugging him warmly looking at him proudly, the room filled with warm heat, watercolor, 16:9, no text
씬 5
1.
대과 시험을 알리는 방이 벽에 붙어있고, 조선시대 사람들이 그 앞을 지나가는 거리 풍경,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street scene where a notice announcing the national civil service exam is posted on the wall, and Joseon Dynasty people are passing by, watercolor, 16:9, no text
2.
새벽녘 방 안, 여인이 다림질한 새하얀 도포와 갓을 정성스럽게 접어서 챙기고 있는 모습, 수채화, 16:9, 글씨 없음
Inside a room at dawn, a woman carefully folding and packing a cleanly ironed white coat and a hat, watercolor, 16:9, no text
3.
대문 앞에서 괴나리봇짐을 멘 늠름한 선비와 그의 두 손을 꼭 잡고 눈물을 머금은 채 미소 짓는 여인의 애틋한 이별,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poignant farewell at the gate between a majestic scholar carrying a bundle and a woman holding his hands tightly, smiling with tears in her eyes, watercolor, 16:9, no text
4.
과거길을 걷는 수많은 선비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늠름하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의 선비가 산길을 걸어가는 모습,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majestic and confident-looking scholar standing out among numerous scholars walking on the mountain path to the exam, watercolor, 16:9, no text
5.
봇짐을 메고 걷는 선비의 뒷모습 위로, 고향에 남은 여인이 달을 보며 기도하는 반투명한 모습이 겹쳐지는 연출,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directing where the translucent image of a woman praying to the moon in her hometown overlaps the back of a scholar walking with a bundle, watercolor, 16:9, no text
씬 6
1.
웅장한 경복궁 뜰에 수백 명의 선비들이 앉아 과거 시험을 치르고 있는 장엄한 풍경,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magnificent landscape where hundreds of scholars sit in the grand courtyard of Gyeongbokgung Palace taking the civil service exam, watercolor, 16:9, no text
2.
옅은 미소를 지으며 화선지 위에 거침없이 명문장을 써 내려가는 선비의 클로즈업, 주변 유생들은 당황한 표정, 수채화, 16:9, 글씨 없음
Close-up of a scholar with a slight smile writing a masterpiece on paper without hesitation, while surrounding scholars look flustered, watercolor, 16:9, no text
3.
붉은 관복을 입고 머리에 어사화를 꽂은 장원급제자가 백마를 타고 풍악대와 함께 위풍당당하게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top scholar passing the exam wearing a red official robe and Eosahwa on his head, riding a white horse and marching majestically down the street with a band, watercolor, 16:9, no text
4.
대동강변 기와집 흙바닥에 주저앉아 감격에 겨워 우는 여인을 말에서 내린 붉은 관복의 선비가 안아 일으키는 장면,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scene where a scholar in a red official robe gets off his horse and helps up a woman who is crying with overwhelming emotion sitting on the dirt floor of a tile-roofed house by the Daedong River, watercolor, 16:9, no text
5.
수많은 백성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붉은 관복을 입은 선비가 쪽진 머리의 여인 머리에 어사화를 꽂아주며 당당하게 손을 치켜드는 감동적인 엔딩, 수채화, 16:9, 글씨 없음
A touching ending where a scholar in a red official robe puts Eosahwa on the head of a woman with a chignon and raises her hand proudly while numerous people cheer, watercolor, 16:9, no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