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의 승부수-헤이그 특사

고종의 승부수-헤이그 특사, 이준의 순국과 대한제국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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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50자 내외)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 세 명의 조선 사신이 만국평화회의장 문 앞에 섰습니다. 하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일본의 방해로 회의장 입장조차 거부당한 그들은 어떻게 세계에 조선의 목소리를 전했을까요? 그리고 왜 이준 열사는 헤이그에서 순국하셨을까요? 대한제국 마지막 외교적 노력의 비극적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세 사람의 감동적인 실화입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빼앗긴 대한제국. 고종황제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세 명의 특사를 파견합니다. 이준, 이상설, 이위종. 이들은 목숨을 걸고 조선의 억울함을 세계에 알리려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방해로 회의장 출입조차 거부당하고, 필사적으로 각국 대표들을 찾아다니며 호소합니다. 결국 이준 열사는 분함과 과로로 헤이그에서 순국하고, 이 사건은 고종 강제 퇴위의 빌미가 됩니다. 대한제국 멸망 직전의 비극적 역사를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 밀사 파견을 결심한 고종황제의 고뇌와 세 특사의 선발

1907년 초, 대한제국 덕수궁. 깊은 밤 고종황제의 침전에서는 촛불이 홀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고종은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나이 오십다섯, 한때 찬란했던 대한제국은 이제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1905년 11월, 그날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본은 무력을 앞세워 을사늑약을 강요했고,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탈해갔습니다. 고종은 끝까지 조약에 도장을 찍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대신들을 협박하고 위협하여 강제로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날 이후 고종의 밤은 편안한 적이 없었습니다.
"짐이 동의하지 않은 조약이 어찌 효력이 있단 말인가..."
고종은 책상 위에 놓인 문서를 바라보았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릴 만국평화회의에 대한 보고서였습니다. 세계 각국의 대표들이 모여 평화를 논의하는 자리. 이것이 대한제국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랐습니다.
"폐하, 아직 주무시지 못하셨습니까?"
측근 신하가 조심스럽게 들어왔습니다. 고종은 깊은 눈빛으로 신하를 바라보았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다. 이 나라의 운명을 생각하면 눈을 감을 수가 없구나. 일본의 군대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고, 세계는 침묵하고 있다. 이를 어찌하면 좋겠는가?"
고종은 결심을 굳혔습니다. 헤이그 평화회의에 밀사를 파견하여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 대한제국의 주권 회복을 호소하기로 한 것입니다.
"특사를 보내야겠다. 극비리에 추진하여 일본이 알지 못하게 해야 한다."
며칠 후, 고종은 신뢰할 수 있는 세 사람을 불렀습니다.
첫 번째는 이상설이었습니다. 전 참판으로 학식이 높고 외국어에 능통했습니다. 특히 러시아어와 영어를 잘했고, 국제 정세에 밝았습니다. 이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있던 그는 고종의 밀서를 받고 특사로 선발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이준이었습니다. 나이 마흔다섯으로 평양 출신의 법관이었습니다. 정의감이 강하고 애국심이 뜨거운 인물이었습니다. 을사늑약 체결 소식을 듣고 통곡했으며, 나라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다짐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이위종이었습니다. 전 러시아 주재 공사관의 서기관을 지낸 인물로, 러시아어에 능통하고 외교 경험이 풍부했습니다.
"경들을 이 자리에 부른 이유를 알 것이오."
고종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단호했습니다.
"폐하, 명을 받들겠습니다."
세 사람은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습니다.
"경들에게 중대한 임무를 부여하고자 하오.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가서 을사늑약의 무효를 선언하고, 대한제국의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각국에 도움을 청하시오."
고종은 세 사람에게 친서를 건넸습니다. 그 친서에는 을사늑약이 강압에 의한 것이며 무효라는 내용과, 대한제국의 독립을 인정해달라는 호소문이 담겨있었습니다.
"이 일은 극비여야 하오. 일본이 알게 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오."
"명심하겠습니다, 폐하."
고종의 목소리가 더욱 낮아졌습니다.
"이 일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짐도, 이 나라도 끝일지 모르오. 하지만 시도하지 않는다면 희망조차 없소. 경들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오."
세 사람의 눈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이 임무가 얼마나 위험한지,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습니다.
"폐하, 신들은 반드시 성공하여 돌아오겠습니다. 대한제국의 독립을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이준이 힘차게 말했습니다. 고종은 그들의 손을 하나씩 잡았습니다.
"경들을 믿소. 부디 살아서 돌아오시오."
출발 전날 밤, 이준은 가족들을 모아놓고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아버님, 먼 길을 가신다니 언제 돌아오실 건가요?"
아들이 물었습니다. 이준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나라를 위해 중요한 일을 하러 간다. 언제 돌아올지는 아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도록 노력하마."
"네가 장성하면 이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어라. 약속하겠느냐?"
"예, 아버지. 약속하겠습니다."
이준은 아내에게도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여보, 당신을 혼자 두고 가게 되어 미안하오. 하지만 이 일은 꼭 해야 하는 일이오."
"알고 있어요.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이준은 집을 나서며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가족들이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그는 눈물을 참으며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혹시 이것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지만, 조국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바칠 각오였습니다.

※ 일본의 감시를 피해 헤이그로 향하는 특사들의 위험한 여행

이준과 이위종은 1907년 4월, 서울을 출발했습니다. 일본의 감시가 삼엄했기 때문에 일반인으로 변장하고 은밀하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척하며 각자 다른 시간에 출발했습니다.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기차 안에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일본 경찰이나 밀정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준은 창밖을 바라보며 스쳐 지나가는 조국의 산하를 눈에 담았습니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습니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갔습니다. 거친 파도가 배를 흔들었지만, 두 사람의 마음은 더욱 흔들렸습니다. 조국을 떠난다는 것, 그리고 성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임무를 떠안았다는 것이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이준과 이위종은 그곳에서 이상설을 만났습니다. 이상설은 이미 그곳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지 상황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만났군요.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세 사람은 반갑게 악수를 나눴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제 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헤이그까지 가려면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가야 합니다. 긴 여정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일본이 우리를 추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헤이그에 도착해야 합니다."
세 사람은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올랐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가는 긴 여정이었습니다. 기차는 끝없는 시베리아 벌판을 달렸습니다. 창밖으로 펼쳐진 광활한 땅을 보며, 세 사람은 조국을 생각했습니다.
기차 여행은 길고 지루했습니다. 며칠 동안 기차에서 생활해야 했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항상 일본의 추적을 경계해야 했습니다.
한번은 기차 안에서 일본인 승객들과 마주쳤습니다. 세 사람은 긴장했지만, 태연한 척 지나갔습니다. 다행히 들키지 않았습니다.
밤에는 좁은 침대칸에서 임무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헤이그 평화회의에는 44개국 대표가 참석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 대한제국의 독립을 도와달라고 호소해야 합니다."
이상설이 자료를 보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은 이미 강대국이 되었고, 많은 나라들이 일본과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위종이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래도 해야 합니다. 정의는 우리 편입니다. 강압으로 맺은 조약은 국제법상으로도 무효입니다."
이준이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후, 세 사람은 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서쪽으로 향했습니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그리고 마침내 네덜란드로 향했습니다.
여정은 한 달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세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버텼습니다.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회의에서 할 연설을 준비했습니다.
드디어 1907년 6월, 세 사람은 헤이그에 도착했습니다. 아름다운 운하와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있는 도시였지만, 세 사람의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이제 진짜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헤이그에 도착하자마자 세 사람은 평화회의 사무국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죄송하지만, 한국 대표단은 회의에 참석할 수 없습니다."
사무국 직원이 냉담하게 말했습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우리는 대한제국 황제 폐하의 친서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상설이 항의했습니다.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한국은 이미 외교권이 없다고 주장했고, 회의 주최측이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따라서 공식 회의에는 참석하실 수 없습니다."
세 사람은 망연자실했습니다. 이렇게 먼 길을 왔는데, 회의장 문조차 열리지 않다니. 일본의 방해가 이토록 철저할 줄은 몰랐습니다.

※ 회의장 입장 거부와 각국을 찾아다니는 필사적 외교

헤이그 평화회의장 앞. 웅장한 건물이 눈앞에 있었지만, 세 특사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이었습니다. 경비병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었고, 초대장 없이는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대한제국 특사들에게는 그 초대장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럴 수가... 이렇게 끝날 수는 없습니다!"
이준은 분노로 떨었습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이곳까지 왔는데, 문턱에서 막히다니. 하지만 좌절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공식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면, 각국 대표들을 개별적으로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언론을 통해 우리의 주장을 알려야 합니다."
이상설이 냉정하게 판단했습니다. 세 사람은 작전을 세웠습니다. 먼저 각국 대표들의 숙소를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쉬지 않고 움직였습니다.
미국 대표를 찾아갔습니다.
"대한제국은 일본에 의해 외교권을 강제로 빼앗겼습니다. 을사늑약은 무효입니다. 미국은 정의로운 나라라고 들었습니다.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하지만 미국 대표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일본과 한국 사이의 문제입니다. 미국이 개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영국 대표를 찾아갔습니다.
"영국은 자유와 독립을 중시하는 나라입니다. 대한제국의 독립을 지지해 주십시오."
하지만 영국 대표는 더욱 냉담했습니다.
"일본은 우리의 동맹국입니다. 미안하지만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 세 사람은 수많은 나라의 대표들을 찾아다녔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거절당했습니다. 강대국들은 이미 일본과 이해관계가 얽혀있었고, 약소국 대한제국을 도울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럴 수가... 정의는 없단 말입니까?"
이준은 좌절감에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언론입니다. 언론을 통해 세계에 알려야 합니다."
이상설이 제안했습니다. 세 사람은 각국 기자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기자회견을 열 기회를 얻었습니다.
7월 9일, 헤이그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각국의 기자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세 특사는 떨리는 마음으로 단상에 올랐습니다.
이준이 먼저 나섰습니다. 그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저는 대한제국에서 왔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우리 조국의 억울함을 세계에 알리기 위함입니다."
기자들은 펜을 들고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1905년, 일본은 무력으로 우리에게 을사늑약을 강요했습니다. 우리 황제 폐하는 이 조약에 결코 동의하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군대를 동원하여 우리 대신들을 협박했고, 강제로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준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강압입니다! 국제법에 위배됩니다! 강압으로 맺은 조약은 무효입니다!"
기자들은 놀란 표정으로 이준을 바라보았습니다.
"우리는 독립 국가입니다. 우리에게는 자주권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의 외교권을 빼앗았고, 이제는 우리 땅을 완전히 삼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준은 주먹을 쥐고 말을 이었습니다.
"여러분, 상상해 보십시오. 여러분의 나라가 강대국에 의해 억압받는다면 어떻겠습니까? 여러분의 자유와 독립을 빼앗긴다면 어떻겠습니까? 그것이 지금 대한제국이 처한 상황입니다!"
이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우리는 여러분께 도움을 청합니다. 세계의 양심에 호소합니다. 정의가 승리하도록 도와주십시오. 대한제국의 독립을 지지해 주십시오!"
이준의 연설이 끝나자, 기자회견장은 숙연해졌습니다. 몇몇 기자들은 감동받은 표정이었고, 어떤 기자는 눈물을 훔쳤습니다.
이상설과 이위종도 차례로 연설했습니다. 이상설은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법적으로 설명했고, 이위종은 대한제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했습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세 사람은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기진맥진한 상태였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습니다."
"이제 세계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준은 알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호소해도, 강대국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것을. 약소국의 슬픈 현실이었습니다.

※ 기자회견에서 터져 나온 조선의 울부짖음

기자회견 이후, 세 특사의 이야기는 유럽 각국 신문에 실렸습니다. "한국 특사들의 절규", "동양의 작은 나라가 외치는 독립", "일본의 침략에 맞선 용감한 사신들" 같은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여론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일부 언론과 지식인들이 대한제국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공식 회의에서 다루어지지 않는 한, 실질적인 도움은 얻을 수 없었습니다.
세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했습니다. 더 많은 기자회견을 열었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준은 특히 적극적이었습니다. 낮에는 각국 대표들을 찾아다니고, 밤에는 호소문을 작성했습니다. 거의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이준, 좀 쉬어야 합니다. 몸이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이상설이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이준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 밑에는 깊은 그늘이 져 있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쉴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조국은 일본의 압제 아래 신음하고 있습니다."
7월 중순, 국제법률가협회가 헤이그에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세 특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협회에 연설 기회를 요청했고, 다행히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날, 이준이 단상에 올랐습니다. 청중석에는 유럽 각국의 저명한 법률가들이 앉아있었습니다.
"존경하는 법률가 여러분, 저는 오늘 법과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국제법은 무엇을 위해 존재합니까? 약육강식을 정당화하기 위해서입니까? 아닙니다. 국제법은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이준의 목소리는 힘이 있었습니다.
"1905년 을사늑약은 명백한 강압으로 체결되었습니다. 대한제국 황제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군대를 동원하여 우리를 위협했습니다. 이것은 국제법 어디에도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입니다."
이준은 손에 든 문서를 들어 보였습니다.
"이것은 고종 황제 폐하의 친서입니다. 폐하께서는 을사늑약을 인정한 적이 없다고 명확히 밝히셨습니다. 황제의 동의 없이 체결된 조약이 어떻게 효력을 가질 수 있습니까?"
청중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대한제국은 오천 년의 역사를 가진 자랑스러운 나라입니다. 우리에게는 찬란한 문화가 있고, 위대한 전통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멸망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저는 여러분께 간청합니다. 법의 이름으로, 정의의 이름으로, 인류의 양심의 이름으로 호소합니다. 대한제국을 도와주십시오!"
연설이 끝나자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여러 법률가들이 이준에게 다가왔습니다.
"정말 감동적인 연설이었습니다. 당신의 나라를 위한 헌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준은 희망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일본이 헤이그 특사 파견을 빌미로 고종황제에게 퇴위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폐하를... 퇴위시키려 한다고?"
이준은 분노로 떨었습니다. 이것은 자신들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나라를 구하려 했던 일이 오히려 황제를 위험에 빠뜨렸습니다.

※ 이준 열사의 죽음과 동료들의 비통함

7월 말, 이준의 건강은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연일 계속된 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조국에 대한 걱정이 그의 몸을 망가뜨렸습니다.
"이준! 정신 차리시오!"
이상설이 쓰러진 이준을 부축했습니다. 이준의 얼굴은 창백했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네덜란드 의사가 급히 달려왔습니다. 진찰 후 의사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 분은 극심한 과로 상태입니다. 당장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준은 입원을 거부했습니다.
"아직... 아직 할 일이 남았습니다. 폐하께서 위험에 처하셨는데 어떻게 누워있을 수 있습니까?"
"이준, 몸을 돌봐야 합니다. 이러다가는 정말 큰일 납니다."
하지만 이준은 듣지 않았습니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다시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펜을 들어 고종황제께 올리는 상소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폐하, 신들의 무능함을 용서하소서. 신들은 헤이그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강대국들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펜을 쥔 손이 떨렸습니다. 글씨가 흐트러졌지만, 이준은 계속 썼습니다.
며칠 후, 더욱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고종황제가 결국 일본의 압력에 못 이겨 퇴위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폐하께서... 퇴위하셨다..."
이준은 그 소식을 듣고 무너졌습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것은... 이것은 모두 제 잘못입니다. 제가 무능해서... 제가 나라를 구하지 못해서..."
이준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통곡했습니다. 그의 울음소리는 처절했습니다. 이상설과 이위종도 함께 울었습니다.
그날 밤, 이준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고열에 시달렸고, 가슴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심장이 매우 약해져 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한 것 같습니다. 위험합니다."
의사의 진단은 절망적이었습니다. 이준은 침대에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이준, 버티시오. 우리가 함께 조국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소."
"형님... 저는... 이제 다 끝난 것 같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소.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을 것이오."
이준은 눈을 감았습니다. 그의 머릿속에는 조국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 사랑하는 가족들...
"폐하... 용서하소서... 신이 무능하여... 나라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1907년 7월 14일 새벽, 이준은 헤이그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나이 마흔다섯이었습니다. 조국을 떠난 지 불과 석 달 만이었습니다.
"이준! 이준!"
이상설이 이준의 몸을 흔들었지만, 대답이 없었습니다. 이위종은 이준의 손을 잡고 통곡했습니다.
네덜란드 신문들은 이준의 죽음을 대서특필했습니다. "한국 특사, 조국을 위해 순국하다", "독립을 위해 싸우다 쓰러진 용감한 사신"...
이준의 장례식이 헤이그에서 열렸습니다. 많은 네덜란드 사람들이 조문을 왔습니다. 그들은 이준의 희생에 감동받았고, 대한제국의 비극에 동정을 표했습니다.

※ 고종 강제 퇴위와 남은 특사들의 독립운동

이준의 죽음 이후, 이상설과 이위종은 더욱 비통해졌습니다. 동지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조국의 상황은 날로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위종이 절망적으로 물었습니다.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준 동지가 목숨을 바쳤는데, 우리가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습니다."
두 사람은 계속해서 유럽 각국을 돌아다니며 대한제국의 독립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점점 더 많은 나라들이 일본의 한국 지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1907년 말, 일본은 대한제국의 군대마저 해산시켰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두 사람은 망연자실했습니다.
"군대마저 없어지면 일본에 저항할 방법이 없습니다."
"아닙니다. 우리 민족이 살아있는 한, 독립의 희망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상설은 새로운 결심을 했습니다. 유럽에서의 외교적 노력이 실패했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는 러시아로 가서 독립운동 기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1908년, 이상설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한인 동포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이어갔습니다. 학교를 세워 젊은이들을 교육했고, 독립군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위종은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그곳에서 재미 한인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1910년, 최악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일본이 대한제국을 완전히 병합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라가... 망했다..."
이상설은 기절할 뻔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나라는 망했지만, 민족은 살아있습니다. 우리는 계속 싸워야 합니다."
이상설은 죽는 날까지 독립운동을 계속했습니다. 1917년, 그는 러시아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그는 유언으로 말했습니다.
"내 유해를 조국이 독립할 때까지 고국에 묻지 말라. 독립된 조국의 땅에 묻어달라."
이위종도 평생을 독립운동에 바쳤습니다. 1921년, 그도 미국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헤이그 특사의 노력은 당시에는 실패로 끝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용기와 헌신은 후대 독립운동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945년, 대한민국은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35년간의 일제 강점기가 끝났고, 우리 민족은 다시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이상설의 유해는 그의 유언대로 독립 후에야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1948년, 대한민국이 수립된 후에야 조국 땅에 묻혔습니다.
이준 열사는 헤이그에서 순국했지만, 그의 정신은 영원히 살아있습니다. 헤이그에는 지금도 이준 열사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매년 7월 14일이면 그곳에서 추모식이 열립니다.
헤이그 특사들은 외교적으로는 실패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성공했습니다. 그들은 온 세계에 대한민국의 독립 의지를 알렸습니다. 그들은 약소국도 정의를 위해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것은 헤이그 특사들과 같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 덕분입니다. 그들의 헌신을 잊지 않고, 그들이 지키려 했던 이 나라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들려드린 헤이그 특사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1907년 이준, 이상설, 이위종 세 분은 목숨을 걸고 세계에 대한제국의 독립을 호소했습니다. 비록 당시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들의 용기와 희생은 후대 독립운동의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준 열사는 과로와 비통함으로 헤이그에서 순국하셨습니다. 45세의 젊은 나이였습니다. 그의 마지막 말은 "나라를 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였다고 합니다. 얼마나 가슴 아픈 일입니까?
우리가 지금 누리는 자유와 독립은 결코 공짜로 얻은 것이 아닙니다. 헤이그 특사들과 같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분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안중근, 하얼빈에서 이토를 쏘다 - 의거의 함성"이라는 제목으로 1909년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의거에 대해 들려드리겠습니다. 대한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또 한 분의 영웅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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