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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나라 황제의 억지를 꺾은 조선 사신의 '세 치 혀'」 『연려실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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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조선이 명나라를 사대했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저 명나라에 머리 숙이며 시키는 대로 끌려다닌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억지에는 분명히 맞섰고, 그 맞섬의 무기는 칼이나 활이 아니라 '세 치 혀'였습니다.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는 바로 그런 한 늙은 사신의 이야기입니다. 처녀 수백 명에다 어마어마한 금은보화를 공물로 바치라는 명나라 황제의 어이없는 요구 앞에서, 일흔이 다 된 이 노신하는 어떤 말로 황제의 마음을 돌려놓았을까요. 자칫 잘못 한마디 했다가는 그 자리에서 목이 떨어질 수도 있는 자금성 한복판에서, 그가 던진 단 몇 마디 말은 어떻게 황제마저 무릎을 치게 만들었을까요. 옛 책 『연려실기술』 한 귀퉁이에 적혀 있던 이 통쾌한 일화, 끝까지 함께해 주십시오. 듣고 나시면 가슴이 다 시원해지실 것입니다.

    ※ 1: 한양에 떨어진 청천벽력

    조선 성종 임금 시절의 일입니다. 그 무렵 조선과 명나라의 관계는 표면적으로는 매우 좋았습니다. 해마다 사신이 오가고, 조공을 바치며 책봉을 받는 사대 관계가 평화롭게 유지되고 있었지요. 그러나 그 평화는 늘 살얼음판 위에 놓인 것과 같았습니다. 대륙의 황제가 한번 변덕을 부리면, 그 변덕의 무게가 고스란히 작은 나라 조선의 어깨를 짓누르기 마련이었기 때문입니다.

    그해 늦여름, 한양 도성에 명나라에서 보낸 칙서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칙사가 직접 들고 온 노란 비단으로 싸인 그 칙서는 자금성에서 곧장 출발한 것이었습니다. 임금께서 친히 인정전에 납시어 칙서를 받으셨습니다. 신하들이 좌우로 늘어선 가운데, 도승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칙서의 내용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칙서가 한 줄 한 줄 읽혀 내려갈수록, 신하들의 얼굴빛이 점점 어두워졌습니다. 마침내 마지막 구절에 이르자, 어전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 신하들 중 몇몇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고, 또 몇몇은 차마 임금의 얼굴을 마주 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뜨렸습니다.

    칙서의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명나라 황제가 후궁을 새로 들이고자 하니, 조선에서 미모와 덕성을 갖춘 처녀 삼백 명을 선발하여 자금성으로 보낼 것. 그리고 그에 더하여 황금 일만 냥, 백은 십만 냥, 그리고 인삼 천 근, 호피 백 장, 표피 백 장을 함께 진상할 것. 기한은 석 달. 만약 이를 어기면 황제께서 친히 군사를 일으켜 그 책임을 물으실 것이라는 무서운 문장으로 끝을 맺고 있었습니다.

    성종 임금의 용안이 새파랗게 질렸습니다. 임금은 한참 동안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그러다 작은 목소리로 신하들에게 물으셨습니다.

    "경들은 어찌 생각하는가."

    영의정이 한 발 앞으로 나섰습니다. 노쇠한 영의정은 두 손을 모으고 떨리는 목소리로 아뢰었습니다.

    "전하……참으로 황공한 말씀이오나, 이 요구는 도저히 받들기 어려운 것이옵니다. 처녀 삼백 명을 어찌 강제로 골라 보내며, 백은 십만 냥은 우리나라 일 년 세입의 절반에 가까운 액수이옵니다. 백성을 쥐어짠다 한들 도저히 마련할 수 없는 양이옵니다."

    좌의정 또한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습니다.

    "그렇사옵니다, 전하. 더구나 처녀를 강제로 보내라 하시니, 이는 곧 백성의 딸들을 가축처럼 끌어가는 일이옵니다. 이 소식이 도성 안에 퍼지기만 해도 민심이 크게 흔들릴 것이옵니다."

    성종 임금은 이마를 짚으셨습니다. 임금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허나……거절했다가 황제께서 군사를 일으키신다 하시지 않는가. 거절도 못 하고, 들어주지도 못한다면 우리가 어찌해야 하겠는가."

    어전은 다시 무거운 침묵에 잠겼습니다. 신하들은 모두 고개를 숙인 채 한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런 황당한 요구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명나라 황제들 중에는 가끔씩 이런 식의 횡포를 부리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조선은 어떻게든 사신을 보내어 사정을 설명하고, 일부만 보내거나 기한을 미루는 식으로 어렵게 빠져나오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요구는 그 양이 너무도 컸습니다. 처녀 삼백 명에 백은 십만 냥이라니. 이는 조선이라는 나라를 통째로 흔들 만한 요구였습니다.

    그날 어전 회의는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파했습니다. 임금은 침전으로 드시고도 한참을 잠 못 이루셨습니다. 신하들 또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깊은 시름에 잠겼습니다. 한양의 그 밤은 하늘마저도 무거운 듯, 별빛조차 흐릿하게만 보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조정에서는 다시 회의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한 가지로 모아졌습니다. 누군가 사신으로 가서, 황제 앞에 직접 사정을 아뢰고 이 요구를 거두어 달라 청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누가 그 사신으로 갈 것이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황제의 노여움을 거스르는 일이었으니, 자칫 잘못하면 사신이 그 자리에서 목이 베일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겠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어전에는 또다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

    ※ 2: 일흔 살의 노신하, 자청하여 나서다

    이렇게 며칠이 흘렀습니다. 조정에서는 매일같이 회의가 열렸지만, 사신으로 떠날 사람은 좀처럼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거론되면 그 사람은 곧 병을 칭하고 자리에서 물러났고, 또 다른 사람이 거론되면 그 또한 노부모를 핑계로 사양했습니다. 임금께서는 그 모습을 보시며 가슴이 답답해지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어전에 한 노신하가 천천히 걸어 나왔습니다. 백발이 성성하고 등이 약간 굽은 노인이었습니다. 이름은 허종(許琮). 나이는 예순아홉. 일흔에 가까운 노신하였습니다. 본디 그는 이미 관직에서 물러나 도성 외곽에서 한가로이 글이나 읽으며 노년을 보내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날따라 흰 도포를 정갈하게 차려입고 어전에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신하들이 모두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임금께서도 놀라서 물으셨습니다.

    "허 대감이 어인 일이오. 오랜만에 어전에 드셨소이다."

    허종은 백발이 흔들리도록 깊이 절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전하, 신이 이미 관직에서 물러난 몸으로 어전에 든 것을 송구히 여기옵니다. 다만 들리는 말로는 명나라 황제께서 무리한 요구를 해 오시어, 사신으로 갈 사람을 정하지 못하고 계신다 하옵기에, 외람되오나 이 늙은 몸이 자청하여 왔사옵니다."

    어전이 일순간 술렁였습니다. 신하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허종을 바라보았습니다. 임금께서도 잠시 말씀을 잇지 못하셨습니다.

    "허 대감……그 무거운 사신 길을 자청하시겠다는 말씀이오? 허 대감의 연세를 생각하면, 자금성까지의 그 멀고 험한 길조차 무리이거늘, 그곳에서 황제를 마주하시는 일은 더더욱……."

    허종은 빙그레 웃었습니다. 백발 속의 그 미소는 어딘가 모르게 단단하고 평온해 보였습니다.

    "전하, 신이 살면 얼마나 더 살겠사옵니까. 노년에 큰 병이 들면 자리에 누워 자식들 손에 똥오줌을 받게 할 것이요, 운이 좋아도 두어 해 더 글이나 읽다 가는 신세이옵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나라를 위해 마지막 한 번 쓰임을 받고자 하옵니다. 신이 황제께 가서 사정을 아뢰겠사옵니다. 만약 신이 황제의 노여움을 사 그 자리에서 목이 베인다 하여도, 그것은 신의 본분을 다한 죽음이오니, 한 점 여한이 없을 것이옵니다."

    임금의 두 눈에 눈물이 글썽 맺혔습니다. 신하들 중 몇몇도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눈가를 닦았습니다. 일흔이 다 된 노신하가 자청하여 사지(死地)에 들어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자기 자식뻘 되는 젊은 신하들이 모두 발을 빼는 그 자리에 말입니다.

    영의정이 한 발 나섰습니다.

    "허 대감, 그 충심은 참으로 갸륵하시오. 허나 황제께서는 변덕이 심하기로 유명한 분이오. 자칫 한마디 잘못하시면 그 자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오. 정녕 가실 자신이 있으시오?"

    허종은 영의정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영상 대감, 신이 평생 글을 읽으며 살아온 사람이오. 글 속에서 배운 것이 한 가지 있다면, 사람은 결국 이치(理致)로 움직인다는 것이오. 황제 또한 사람이오. 천하를 호령하는 황제라 한들, 이치에 닿는 말 앞에서는 흔들리는 법이오. 신은 그 이치 하나만을 믿고 가겠소이다."

    성종 임금은 한참 동안 허종을 바라보셨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어전을 가로질러 허종 앞으로 걸어 나오셨습니다. 신하들이 모두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임금이 친히 신하 앞으로 걸어 나오시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임금께서는 허종의 두 손을 잡으셨습니다.

    "허 대감……과인이 부덕하여 대감 같은 노신하를 사지로 보내게 되었구려. 이 빚을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겠소. 부디……부디 무사히 돌아오시오. 살아 돌아오시기만 하면, 과인이 평생 대감의 은혜를 잊지 않겠소."

    허종은 임금의 손을 마주 잡으며 깊이 머리를 숙였습니다.

    "전하, 그런 말씀 거두시옵소서. 신하 된 자가 군주를 위해 한 몸 던지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옵니다. 다만 신이 한 가지만 청을 드리오니, 신이 떠난 뒤에라도 백성들에게 처녀 공출의 소문이 흘러가지 않게 단속해 주시옵소서. 백성이 동요하면 신의 협상이 어려워지옵나이다."

    "그리하겠소. 약속하리다."

    그날 허종은 즉시 사신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그리고 사흘 뒤 출발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한양에서 자금성까지는 길이 멀고 험하여 보통 두어 달이 걸리는 길이었습니다. 노쇠한 몸으로는 견디기 힘든 여정이었지만, 허종은 한 번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가 사신 행렬에 오르기 전날, 그의 부인이 그의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영감……부디 무사히 돌아오세요. 저는 영감이 떠나신 후 매일 새벽 정화수 떠 놓고 빌고 또 빌겠습니다."

    허종은 부인의 어깨를 가만히 두드렸습니다.

    "부인, 너무 걱정 마시오. 내 평생 글로 다져 온 세 치 혀가 있지 않소. 그것이 내 마지막 무기요. 그 무기로 황제의 억지를 꺾고 돌아오리다."

    그 다음 날, 허종은 일행을 이끌고 한양의 모화관을 떠났습니다. 한 노신하의 결연한 뒷모습이 압록강을 향해 천천히 사라져 갔습니다.

    ※ 3: 자금성, 황제 앞의 첫 대면

    허종 일행이 압록강을 건너 명나라 땅을 가로지르고 마침내 북경의 자금성에 도착한 것은, 한양을 떠난 지 두 달 보름이 지난 후였습니다. 노쇠한 몸으로 그 먼 길을 견딘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도중에 두어 차례 몸살로 자리에 누웠지만, 허종은 그때마다 약을 다려 먹고는 다시 일어나 길을 재촉했습니다. 일행 중 젊은 부사관조차 그의 강인함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자금성에 도착한 허종은 우선 명나라 예부에 인사를 올리고 며칠을 머물렀습니다. 그동안 그는 황제의 성품과 최근의 황제 주변 정황을 면밀히 살폈습니다. 예부의 한 관리는 그에게 은밀히 귀띔해 주었습니다.

    "허 대인,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번 요구는 황제 본인의 뜻이라기보다는 황제께서 총애하시는 환관 왕직이라는 자의 입에서 나온 것이오. 왕직이 황제의 귀를 흐리며 조선에서 처녀와 재물을 가져오면 큰 공이라 부추긴 것이오. 황제께서도 처음에는 망설이셨으나, 결국 그자의 말을 듣고 칙서를 내리신 것이오."

    허종은 그 말을 듣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환관 왕직이라……그자가 문제로구나. 황제의 귀를 어지럽힌 자가 누구인지 알면, 그자의 말을 거꾸로 뒤집기만 하면 될 일이지.'

    며칠 후, 마침내 황제가 허종을 접견하시는 날이 정해졌습니다. 그날 새벽, 허종은 정갈하게 목욕재계하고 조선에서 가져온 가장 깨끗한 사신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머리에는 흑립을 단정히 쓰고, 가슴에는 그가 평생 간직해 온 작은 옥패를 매달았습니다. 그것은 그의 부친께서 임종 직전에 그에게 물려주신 옥패였습니다.

    자금성의 거대한 태화전. 천하의 모든 권력이 모이는 그곳의 옥좌 위에 명나라 황제가 위엄 있게 앉아 있었습니다. 황제의 좌우로는 수많은 신하들과 환관들이 늘어서 있었고, 그 한가운데에 황제의 총신 왕직이 미소를 띤 채 서 있었습니다. 왕직의 그 미소는 어쩐지 차갑고 음흉해 보였습니다.

    허종이 천천히 태화전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그의 발걸음은 느렸지만, 한 발 한 발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옥좌 앞 일곱 발자국 거리에서 그는 멈춰 섰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두 무릎을 꿇고 깊이 절을 올렸습니다.

    "조선국 사신 허종, 황제 폐하께 삼가 인사를 올리옵니다."

    황제는 한참 동안 허종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그 시선은 차가웠습니다. 황제의 한마디 한마디가 마치 한 사람의 목숨을 손에 쥐고 흔드는 듯한 무게로 다가왔습니다.

    "그대가 조선의 사신인가. 백발이 성성한 노인을 보냈으니, 조선에 인재가 그토록 없는 것인가."

    황제의 첫마디는 차가운 비웃음이었습니다. 옆에 있던 왕직이 그 말에 맞장구치듯 흐흐 웃었습니다. 다른 신하들도 키득거렸습니다. 허종을 모욕하려는 의도가 분명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허종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머리를 깊이 숙인 채로 차분히 답했습니다.

    "폐하, 신이 비록 늙었사오나, 조선이 사람을 보내는 데는 두 가지 기준이 있사옵니다. 첫째는 충심이오, 둘째는 경험이옵니다. 신이 평생 조선의 외교를 살피며 명나라의 풍속과 황제 폐하의 위엄을 배워 왔사옵니다. 하여 조정에서 신에게 이 일을 맡기신 것이오니, 폐하께서 신의 백발이 흉하시거든 그 백발을 보시지 마시고, 그 백발이 담아 온 충심을 보아 주시옵소서."

    태화전이 일순간 조용해졌습니다. 황제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습니다. 신하들의 키득거림도 잦아들었습니다. 황제는 헛기침을 한 번 한 후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흠. 말솜씨가 제법이로구나. 그래, 짐이 너희 나라에 보낸 칙서는 받아 보았겠지. 칙서에 적힌 요구를 어찌하기로 결정하였느냐. 그것을 답하러 온 것이 아닌가."

    허종은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황제의 두 눈을 또렷이 마주 보았습니다. 일흔에 가까운 노인의 눈빛이었지만, 그 눈빛은 어찌나 맑고 형형하던지, 황제마저도 잠시 시선을 피하고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폐하, 신이 그 답을 아뢰러 만 리 길을 달려왔사옵니다. 그러나 그 답을 아뢰기 전에, 신에게 한 가지 청이 있사옵니다. 부디 신이 다섯 마디만 아뢸 동안만 신의 목숨을 살려 두시옵소서. 다섯 마디 후에는 폐하께서 어떤 결정을 내리시든, 신은 기꺼이 받들겠나이다."

    황제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이 노인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운을 떼는가,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었습니다.

    "좋다. 다섯 마디라. 그 다섯 마디를 들어 보겠노라. 다만 한 가지, 짐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지 못하는 마디가 있다면, 그 자리에서 목이 떨어질 줄 알라."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허종은 깊이 머리를 숙였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자신이 한양에서부터 두 달 보름 동안 다듬고 또 다듬어 온 다섯 마디 말을 천천히 떠올렸습니다. 그의 세 치 혀가 마침내 펼쳐질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 4: 세 치 혀가 펼쳐지는 순간

    태화전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해졌습니다. 모든 시선이 허종 한 사람에게 쏠려 있었습니다. 황제는 옥좌의 팔걸이에 손을 얹고 약간 몸을 앞으로 기울였습니다. 노인이 어떤 말을 꺼낼지 자못 궁금한 모양이었습니다.

    허종은 천천히 두 손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또박또박, 결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목소리로 첫 마디를 꺼냈습니다.

    "폐하, 첫째로 아뢰옵나이다. 폐하께서는 천하의 주인이시며, 만백성의 어버이이시옵니다. 어버이가 자식에게 무엇을 내라 명하실 때는, 그 자식이 능히 낼 수 있는지를 먼저 살피시는 법이옵니다. 자식이 가진 것이 한 됫박인데 한 섬을 내라 하시면, 그 자식은 어버이 앞에서 한 됫박을 다 비우고 빈 그릇만 들이밀게 되옵나이다. 그리하면 어버이의 위엄은 무엇으로 빛나겠사옵니까."

    황제의 눈썹이 다시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황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들었습니다.

    "둘째로 아뢰옵나이다. 조선이 비록 작은 나라이오나, 명나라의 충성스러운 동쪽 울타리이옵니다. 동북의 여진과 북쪽의 몽골이 늘 명나라를 엿보고 있는 이 시국에, 조선이 굳건히 명나라의 동쪽을 지키고 있기에 명나라가 동쪽을 걱정하지 않고 북쪽에 힘을 쏟을 수 있는 것이옵니다. 그런데 이번 칙서의 요구를 만약 조선이 그대로 이행한다면, 조선의 국고는 텅 비고 백성은 굶주리며, 처녀를 빼앗긴 부모들은 분노하여 민란이 일어날 것이옵나이다. 그리하면 조선은 동쪽 울타리 노릇을 할 힘이 없어지고, 결국 그 약해진 틈을 여진이 노릴 것이옵니다. 그때 가서 명나라가 동쪽 방어까지 신경 쓰셔야 한다면, 이번에 거두실 황금 일만 냥의 백 배 천 배의 군비가 들 것이옵니다. 폐하께서는 작은 이익을 거두시고 큰 손해를 보시려 하시옵니까."

    황제의 입가에서 미소가 천천히 사라졌습니다. 황제 곁의 왕직은 안색이 살짝 변했습니다. 자기가 황제께 부추긴 일이 이렇게 큰 문제로 번질 줄은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허종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셋째 말을 꺼냈습니다.

    "셋째로 아뢰옵나이다. 폐하께서는 처녀 삼백 명을 후궁으로 들이고자 하신다 하셨사옵니다. 신이 외람되오나 한 말씀 더 올리자면, 후궁이라는 것은 그 수가 많다고 하여 황실의 복록이 두터워지는 것이 아니옵니다. 옛 사서를 보더라도, 후궁이 적고 황후의 덕이 두터웠던 시절에는 천하가 평안하였사오나, 후궁이 수백을 넘던 시절에는 반드시 궁중에 다툼이 일어나 정사가 어지러워졌사옵니다. 폐하께서는 후한 광무제처럼 검소한 황실을 일구실 것이옵니까, 아니면 진시황처럼 후궁 삼천을 두고 끝없는 다툼에 시달리실 것이옵니까. 신이 듣기로 폐하께서는 명군이 되시고자 하신다 하옵니다. 그러하다면 처녀 삼백을 거두실 것이 아니라, 도리어 후궁을 줄이심이 명군의 길이옵나이다."

    태화전 안에 가벼운 술렁임이 일었습니다. 신하들 중 몇몇이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허종의 말은 단순한 변명이 아니라 황제의 명군 됨을 시험하는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황제는 옥좌의 팔걸이를 손가락으로 가만히 두드렸습니다. 그 표정은 점점 더 신중해지고 있었습니다. 처음의 차가운 비웃음은 어느덧 사라지고, 진지한 표정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허종은 멈추지 않고 넷째 말을 이어 갔습니다.

    "넷째로 아뢰옵나이다. 폐하께서 요구하신 황금 일만 냥, 백은 십만 냥이라는 양은 신이 조선의 호조에 직접 확인하옵고 온 양이오나, 조선의 일 년 세입을 모두 끌어모아도 그 절반에 미치기 어려운 양이옵니다. 신이 폐하 앞에서 한 점 거짓을 아뢸 수 없사오니, 솔직히 말씀드리겠나이다. 조선은 그 양을 마련할 능력이 없사옵니다. 만약 폐하께서 기어이 그 양을 거두시겠다면, 조선의 백성들은 살림을 다 팔고 자녀까지 팔아야 할 것이옵니다. 그리하면 조선의 백성들은 명나라를 향해 무어라 외치겠사옵니까. 명나라의 황제가 우리를 살린 것이 아니라 죽인 것이라 외칠 것이옵니다. 폐하, 한 나라의 백성에게서 그런 원망을 사시는 것이 폐하의 본의이시옵니까."

    황제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러더니 입을 열었습니다.

    "노 사신, 그대의 말이 일리가 있도다. 그러나 짐이 칙서를 이미 내렸는데, 그것을 거두면 짐의 위엄이 어찌 되겠는가. 황제가 한번 내린 명을 다시 거둔다는 것은 천하에 웃음거리가 되는 일이 아닌가."

    황제의 그 말에 허종은 빙그레 웃었습니다. 마치 자신이 기다리고 있던 질문이라는 듯한 미소였습니다. 그가 두 달 보름 동안 다듬어 온 다섯 번째 말, 가장 결정적인 한마디가 이제 마침내 그의 입에서 나올 차례였습니다.

    ※ 5: 황제마저 감복시킨 마지막 한마디

    허종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황제를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가만히 입을 열었습니다.

    "폐하, 다섯째로 아뢰옵나이다. 폐하께서 칙서를 거두시는 것이 위엄을 잃는 일이라 생각지 마시옵소서. 도리어 그것이 천하 만국에 폐하의 위엄을 더 크게 떨치는 길이옵니다."

    황제의 눈썹이 치켜올라갔습니다.

    "무슨 말인가. 명을 거두는 것이 어찌 위엄을 떨치는 길이라 하는가."

    허종은 깊이 머리를 숙였습니다.

    "폐하, 작은 신하가 잘못된 말씀을 올렸을 때 그것을 고집하는 군주는 한낱 평범한 군주이오나, 그것을 깨닫고 너그러이 거두시는 군주는 천하의 명군이 되시는 법이옵니다. 옛 당 태종이 위징의 직언을 들으시고 거울 삼으셨던 일이 어찌 위엄을 잃은 일이었사옵니까. 도리어 그 일로 인하여 당 태종은 천고에 길이 빛나는 명군이 되신 것이옵니다. 폐하께서 오늘 신의 작은 말을 들으시어 칙서를 거두신다면, 천하의 사람들이 폐하를 가리켜 무어라 하겠사옵니까. '명의 황제는 작은 신하의 말도 흘려듣지 않고, 잘못된 명은 즉시 거두는 진정한 명군이시다'라고 칭송할 것이옵나이다. 폐하, 위엄이라는 것은 한번 내린 명을 끝까지 고집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오라, 옳은 일이라면 자신의 명도 거두실 줄 아는 그 너른 도량에서 나오는 것이옵니다. 신, 일흔이 가까운 늙은 몸으로 만 리 길을 달려와 폐하께 드리고자 한 말씀은 바로 이 한 마디이옵나이다."

    태화전 안에 깊은 침묵이 흘렀습니다.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황제는 한참 동안 허종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분의 얼굴 위로 여러 가지 표정이 차례로 스쳐 지나갔습니다. 놀라움, 흔들림, 그리고 마침내 깊은 깨달음의 표정이.

    마침내 황제는 큰 소리로 박장대소하셨습니다.

    "하하하! 하하하하!"

    황제의 웃음소리가 거대한 태화전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것은 비웃음이 아니었습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한 사람의 말솜씨에 진정으로 감복하여 터져 나오는 웃음이었습니다. 황제는 한참을 웃다가 옥좌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두 손으로 무릎을 짚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노 사신! 그대의 다섯 마디가 짐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었도다. 평생 짐의 옆에서 아첨만 늘어놓던 신하들이 백 번을 말해도 풀리지 않던 이 답답함이, 그대의 단 다섯 마디에 풀렸도다! 그대는 참으로 천하의 변사로다."

    황제는 천천히 옥좌에서 내려오시더니, 직접 허종 앞으로 걸어 나오셨습니다. 자금성의 신하들이 일제히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황제가 친히 신하 앞으로 걸어 나오시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황제는 허종 앞에 멈춰 서서 그의 두 손을 잡으셨습니다.

    "노 사신, 일어나시오. 짐이 그대의 충심에 감복하였소. 그대의 말이 옳다. 칙서는 짐의 잘못된 명이었소. 짐이 즉시 그 칙서를 거두겠소."

    옆에 서 있던 환관 왕직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습니다. 그러나 황제는 왕직을 한번 노려보시고는 말씀을 이어 가셨습니다.

    "왕직, 네가 짐의 귀를 흐려 이런 명을 내리게 하였구나. 짐이 오늘 노 사신의 다섯 마디에 깨달은 바가 크다. 너는 앞으로 짐의 곁에서 물러나라. 짐의 일에 다시는 말을 보태지 말라."

    왕직은 그 자리에 풀썩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러나 황제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으셨습니다. 황제는 다시 허종을 향해 말씀하셨습니다.

    "노 사신, 짐이 그대에게 한 가지 더 묻겠소. 그대는 어찌하여 일흔이 다 된 노구로 이 자리까지 왔소? 젊은 신하들에게 맡길 수도 있었을 일이거늘."

    허종은 잔잔히 웃으며 답했습니다.

    "폐하, 신이 살면 얼마나 더 살겠사옵니까. 신의 늙은 몸이 한 번이라도 나라에 쓰임이 된다면 그것이 신의 마지막 영광이라 여겼사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젊은이는 폐하 앞에서 겁을 먹기 쉽사오나, 신처럼 늙은 자는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사옵니다. 죽음조차도 머지않은 일이니, 살아 있는 동안 옳은 말을 다할 뿐이옵니다."

    황제는 그 말에 다시 한번 무릎을 치셨습니다.

    "옳도다! 참으로 옳은 말이로다! 두려움 없는 자만이 진실을 말할 수 있는 법이지. 노 사신, 그대는 진정한 충신이오. 짐이 그대에게 큰 상을 내리겠소."

    황제는 그 자리에서 칙서를 거두는 새로운 명을 내리셨습니다. 처녀 삼백 명을 보내라는 요구도, 황금과 백은의 공물도, 모두 면제하라는 어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도리어 황제께서는 조선의 임금께 답례로 비단 천 필과 황금 천 냥을 하사하시기로 하셨습니다. 더 나아가 허종 한 사람에게는 황제의 친필로 쓰인 '천하지변사(天下之辯士)'라는 다섯 글자의 편액을 직접 내리셨습니다.

    태화전 안의 신하들과 환관들이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한 노 사신이 황제 앞에서 단 다섯 마디의 말로 칙서를 뒤집고, 도리어 큰 상까지 받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자금성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광경이었습니다.

    ※ 6: 영광의 귀환과 길이 남은 이름

    허종 일행이 자금성을 떠나 한양으로 향하던 날, 황제는 친히 자금성의 정문까지 나와 그를 배웅하셨습니다. 황제께서 사신을 친히 배웅하시는 것은 명나라 역사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드문 일이었습니다. 황제는 허종의 어깨를 두드리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노 사신, 부디 무사히 조선까지 돌아가시오. 그리고 짐의 인사를 그대의 임금께 전해 주시오. 짐이 조선의 신하 중에 이런 인재가 있는 줄 미처 몰랐도다. 조선의 임금은 참으로 복 있는 군주로다."

    허종은 황제께 깊이 절을 올리고 자금성을 떠났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갈 때보다 한결 가벼웠습니다. 그러나 만 리 길은 여전히 멀고 험했습니다. 노쇠한 몸으로 다시 두 달 보름의 여정을 견디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압록강을 건너 의주에 도착했을 때, 허종은 잠시 강가에 앉아 흘러가는 압록강 물을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내가……해냈구나. 일흔이 다 된 이 늙은 몸으로, 내가 정녕 해냈구나.'

    그의 두 눈에 잔잔한 눈물이 맺혔습니다. 그것은 안도의 눈물이자, 자신의 마지막 임무를 다한 자의 깊은 평온함이 담긴 눈물이었습니다.

    허종이 의주를 떠나 한양으로 향한다는 소식은 빠르게 도성에 전해졌습니다. 성종 임금께서는 그 소식을 들으시자마자 어전 회의를 열어 신하들과 함께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친히 모화관까지 행차하시어 노 사신의 귀환을 맞이하시겠다 하셨습니다. 임금이 직접 모화관까지 마중 나가시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었지만, 이번만큼은 그 누구도 임금을 만류하지 못했습니다.

    허종 일행이 모화관에 도착하던 날, 한양 도성은 떠들썩했습니다. 소식을 전해 들은 백성들이 모두 길가에 늘어서서 노 사신을 맞이하였습니다. 가마를 타고 들어오는 허종을 보고 백성들은 두 손을 모아 절을 했고, 어떤 노인은 눈물을 흘리며 외쳤습니다.

    "고맙소이다, 대감! 우리 딸이 무사할 수 있는 것도 다 대감 덕분이오!"

    처녀 공출 소식이 흘러나가지 않도록 조정에서 단속하였다고는 하나, 그래도 어찌 다 막을 수 있었겠습니까. 한양 곳곳에는 조용히 그 소식을 듣고 가슴 졸이던 딸 가진 부모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부모들은 허종의 귀환 소식에 모두 길거리로 나와 그를 영웅처럼 맞이한 것이었습니다.

    성종 임금은 모화관 앞에서 친히 허종의 손을 잡으셨습니다.

    "허 대감……허 대감, 살아 돌아오셨구려. 과인이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오. 대감의 충심에 과인은 평생 빚을 졌소이다."

    허종은 임금 앞에 깊이 절을 올렸습니다.

    "전하, 신하 된 자가 군주의 명을 받아 한 일이옵니다. 그리고 신의 작은 공이 아니오라, 전하의 위엄이 황제께 전해진 까닭이옵니다. 신은 그저 전하의 위엄을 전한 작은 그릇일 뿐이옵니다."

    임금께서는 그날 큰 잔치를 베푸시어 허종을 치하하셨습니다. 그리고 조정의 모든 신하들이 허종 앞에 줄지어 절을 올렸습니다. 일흔이 다 된 노신하의 세 치 혀가 명나라의 거대한 칙서를 뒤집은 그 쾌거를 모두가 입을 모아 칭송하였습니다. 황제께서 친히 내리신 '천하지변사'라는 다섯 글자의 편액은 그 후로 허종의 집 사랑채에 걸렸고, 그 편액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허종은 그 후로 다시 관직을 받지 않았습니다. 임금께서 좌의정 자리를 권하셨지만, 그는 정중히 사양하였습니다.

    "전하, 신은 이미 마지막 임무를 다하였사옵니다. 이제는 늙은 몸 시골에서 책이나 읽으며 여생을 보내는 것이 신의 마지막 소원이옵니다. 부디 신의 청을 들어주시옵소서."

    임금은 한참을 만류하셨지만, 결국 그의 뜻을 꺾지 못하셨습니다. 허종은 도성을 떠나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작은 집을 지어 부인과 함께 살아갔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일흔여덟의 나이까지 평안하게 살다가, 어느 봄날 마당의 매화가 활짝 핀 아침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합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성종 임금께서는 친히 그의 묘소에 '충정공(忠靖公)'이라는 시호를 내리셨습니다. 그리고 한양의 문묘에 그의 이름을 올리시어, 후세의 선비들이 그의 충심을 본받게 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 후로 오랫동안 조선 선비들 사이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습니다. 변변한 무기 하나 없이 만 리 길을 건너가, 천하의 황제 앞에서 단 다섯 마디의 말로 거대한 칙서를 뒤집은 한 노인의 이야기. 그것은 칼과 활보다 더 강한 무기가 무엇인지를, 그리고 두려움 없는 마음과 이치에 닿는 한마디 말이 얼마나 큰 일을 해낼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옛 책 『연려실기술』의 한 귀퉁이에 조용히 적혀 있던 이 짧은 일화는, 그렇게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전해 내려와 있는 것입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오늘 들려드린 허종 노 사신의 이야기, 어떠셨는지요. 일흔에 가까운 노구로 만 리 길을 건너가, 칼 한 자루 들지 않고 오직 세 치 혀 하나로 천하의 황제를 굴복시킨 그 통쾌함. 듣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해지지 않으셨는지요. 사람의 가장 강한 무기는 결국 두려움 없는 마음과 이치에 닿는 한마디 말이라는 것을, 이 옛이야기가 우리에게 가만히 일러 주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살아오시면서 두려운 자리에서 용기를 내어 옳은 말을 하신 일이 있으신지요. 그때의 이야기를 댓글로 들려주시면 다른 시청자분들께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오늘 이야기가 좋으셨다면 좋아요와 구독으로 응원해 주시고, 다음 시간에 또 다른 조선 야사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썸네일 이미지 프롬프트 (영어, 16:9, 컬러수묵화, no text)

    Color ink wash painting (chaesaek sumukhwa), 16:9 ratio, no text. Dramatic historical scene set inside the grand Ming Dynasty Forbidden City throne hall (Taihedian). An aged Korean envoy in his late sixties with white hair tied in topknot (sangtu), wearing dignified Joseon official's dark blue silk hanbok robe with black gat hat, kneeling on the polished floor in front of the towering golden imperial throne. He raises his face fearlessly toward the Ming emperor in elaborate golden dragon robe seated above, his expression calm yet sharp with conviction, finger slightly raised as if speaking a decisive word. Surrounding Chinese court officials and eunuchs stand in stunned silence, some leaning forward in shock. Strong contrast of bold black ink lines with rich color accents: deep imperial reds, royal golds, jade greens. Dynamic brushstrokes capturing the dramatic tension. The atmosphere conveys courage, wisdom, and quiet defiance. Traditional East Asian color ink painting style with expressive flowing lines and atmospheric mist.

    씬1 이미지 프롬프트 (5장, 영어, 16:9, no text, 수채화)

    1.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A Ming Dynasty imperial envoy in elaborate silk robes presenting a yellow imperial scroll to a worried Joseon king in royal dragon robe (gonryongpo) inside Injeongjeon throne hall, Korean court officials in colorful court hanbok with topknot and gat hats kneeling in rows, tense atmosphere, autumn sky outside, dramatic historical watercolor.
    2.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Close-up of the Joseon king's pale face in royal dragon robe and black silk crown reading an opened imperial scroll, his expression turning to dismay, court ministers in court hanbok with topknot bowing heads in despair, somber dramatic watercolor.
    3.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Worried Joseon ministers in colorful official hanbok with topknot and gat hats whispering anxiously in groups inside a royal palace corridor, traditional Korean architecture with curved tile roofs, autumn leaves drifting, atmospheric watercolor scene.
    4.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A young Joseon noblewoman in modest hanbok with jjokjin chignon hairstyle pulling her teenage daughter close in fear inside their courtyard home, rumors spreading anxiously through the neighborhood, sorrowful emotional watercolor.
    5.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Nighttime view of Hanyang city under heavy clouds with dim flickering lanterns on tile-roofed houses, a sense of foreboding heaviness over the entire capital, deep blue and gray watercolor mood.

    씬2 이미지 프롬프트 (5장, 영어, 16:9, no text, 수채화)

    1.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An elderly Korean scholar in his late sixties with completely white hair tied in topknot (sangtu), dressed in clean white durumagi robe, walking slowly into Joseon royal throne hall with quiet dignity, ministers in court hanbok looking on in surprise, solemn watercolor.
    2.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Close-up portrait of the elderly Korean envoy Heo Jong with weathered wise face, white beard, white topknot hair, dignified expression of resolve, wearing dark blue scholar hanbok, deeply respectful watercolor portrait.
    3.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Joseon king in royal dragon robe stepping down from his throne to grasp both hands of the elderly white-haired envoy in white hanbok with topknot, tears glistening in the king's eyes, ministers watching in awe, deeply moving historical watercolor.
    4.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elderly envoy's wife with silver-haired jjokjin chignon hairstyle and gentle face carefully adjusting his official sash and robe in a humble Joseon scholar's home at dawn, tender emotional farewell watercolor.
    5.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elderly envoy in formal blue official hanbok with topknot and gat hat mounting a horse at Mohwagwan gate of Hanyang, leading a small mission party with banners, dawn mist, dignified departure scene in watercolor.

    씬3 이미지 프롬프트 (5장, 영어, 16:9, no text, 수채화)

    1.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Joseon envoy mission party crossing the wide Yalu River by boat, the elderly envoy in scholar hanbok with topknot looking back at the Korean shore one last time, mountains in the distance, atmospheric watercolor.
    2.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aged Korean envoy in hanbok with topknot riding wearily on horseback through vast Manchurian plains, autumn winds blowing, his face determined despite exhaustion, sweeping landscape watercolor.
    3.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magnificent Forbidden City of Beijing emerging from morning mist, towering golden-roofed palace buildings, vast stone courtyards, the small group of Joseon envoys approaching in awe, grand epic watercolor.
    4.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Interior of the grand Ming Dynasty Taihe Throne Hall, the emperor in elaborate golden dragon robe seated on the towering imperial throne, surrounded by hundreds of Chinese court officials and eunuchs, vast intimidating space, dramatic watercolor.
    5.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elderly Korean envoy in formal blue Joseon hanbok with topknot and black gat hat kneeling alone in the center of the vast throne hall floor, raising his face fearlessly toward the distant emperor, all eyes on him, intense focal watercolor moment.

    씬4 이미지 프롬프트 (5장, 영어, 16:9, no text, 수채화)

    1.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Close-up of the elderly Korean envoy in blue scholar hanbok with white topknot and gat hat, raising his finger slightly as he speaks his first point with calm conviction, the emperor leaning forward intrigued in the background, focused dramatic watercolor.
    2.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Ming emperor in golden dragon robe with elaborate crown listening intently from his throne, his earlier mockery fading into serious consideration, his fingers tapping the throne armrest, expressive royal watercolor portrait.
    3.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treacherous eunuch Wang Zhi in elaborate eunuch robes standing beside the throne, his smug smile slowly disappearing into pale anxiety as the Korean envoy speaks, dramatic shift of power watercolor moment.
    4.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Wide view of the great Taihe Hall, the elderly Korean envoy small in scale but radiating dignity from the center of the floor, all Chinese ministers and eunuchs frozen in rapt attention, light streaming through tall windows, atmospheric watercolor.
    5.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Several Chinese court ministers in elaborate Ming robes nodding subtly with admiration as the Korean envoy in hanbok with topknot delivers his arguments, recognition dawning on their faces, atmospheric historical watercolor.

    씬5 이미지 프롬프트 (5장, 영어, 16:9, no text, 수채화)

    1.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elderly Korean envoy in blue hanbok with white topknot raising his face with a gentle confident smile as he delivers his decisive fifth word, soft sunlight streaming onto him from above, almost spiritual moment in watercolor.
    2.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Ming emperor in golden dragon robe bursting into hearty laughter while clapping his hands, rising from his throne in delight, his face transformed from sternness to genuine admiration, joyful historical watercolor.
    3.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Ming emperor in dragon robe descending from his golden throne and walking down the steps personally, grasping the hands of the elderly Korean envoy in hanbok with topknot, shocked Chinese officials watching, unprecedented gesture watercolor.
    4.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treacherous eunuch Wang Zhi collapsing to his knees on the throne hall floor with pale face, the emperor turning his back coldly toward him, dramatic moment of justice in watercolor.
    5.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emperor personally presenting a magnificent calligraphic plaque with five Chinese characters to the elderly Korean envoy in hanbok with topknot, golden imperial scroll in the background, glorious moment of recognition in watercolor.

    씬6 이미지 프롬프트 (5장, 영어, 16:9, no text, 수채화)

    1.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Ming emperor in golden dragon robe personally walking the elderly Korean envoy in hanbok with topknot to the gates of the Forbidden City, hand on his shoulder, unprecedented respectful farewell, sunset light over palace rooftops, majestic watercolor.
    2.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elderly Korean envoy in hanbok with topknot sitting alone on a rock by the Yalu River, looking quietly at the flowing water with tears of relief, his lifetime mission complete, deeply emotional contemplative watercolor.
    3.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Crowds of Hanyang citizens: men in hanbok with topknot, women in hanbok with jjokjin chignon, families with daughters: lining the streets cheering and bowing deeply as the elderly envoy returns in a palanquin, jubilant heartfelt welcome scene in watercolor.
    4.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Joseon king in royal dragon robe personally grasping the hands of the elderly envoy in dignified hanbok with topknot in front of Mohwagwan gate, court ministers in colorful hanbok bowing deeply around them, glorious return watercolor.
    5. Watercolor painting, 16:9, no text. The elderly envoy in his late seventies with completely white hair in topknot sitting peacefully in his humble countryside home garden with his wife with silver jjokjin chignon hairstyle, blooming plum blossoms, the imperial plaque hanging on the wall behind, peaceful timeless legacy watercolor masterpi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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